(개인적 교류2)가르치려 하고 상이 강하다.
진실한 사람과 개인적으로 교류하고 싶다는 그 사람이 내내 말해온 '나눔'이 단지 들어주고 동조해주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내 의견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개인적 교류나 나눔을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지 동조하는 것을 원했다면 대상을 잘못 선택했다. 예를 들어 숨쉬는 것조차 힘든 그런 사람을 대한다면 무조건 그를 수용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단계를 밟겠지만 그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그저 나와 동등한 입장, 나누고 교류하는 입장이라고 보았기에 이야기를 들었고 나의 생각을 말했다.
이야기를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서 그가 이런 말을 했다. '당신은 스님들하고 같다. (자신이 스님들만 만나왔다고 했고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가르치려 하고 너무 상이 강하다. 글에서 몰랐는데 말을 해보니 다르다.'
상이 강하다, 잘난체를 한다, 수행이 잘 되었으면 이런 글을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이런 논조의 댓글을 세차례 정도 만났었다. 평소 조심하는 부분이라 처음에는 정말 내가 그러한가로 고민을 많이 했었다. 그런데 이 사람과 대화를 하면서 그런 것에 대한 부담감이 일어나지 않았다. 그것을 벗어난 것인지 어떤 것인지 잘모르지만 이상하게 걱정되거나 고민되지 않았다. 그 대화가 있고 이틀 정도 많은 생각이 일어났고 그 과정을 통해 가르치고 상이 강하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정리되었다.
이제는 나의 글과 말에서 느껴지는 색을 가르치려 한다고 하고 상이 강하다고 하면 이렇게 말할 것 같다. 그런가 보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쓰는 것은 대부분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생활을 해나가다가 정말 그러하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에 그것을 나누고 싶어서이다. 먹어보니 이런 맛이라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고 그 맛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당신도 이런 맛을 한번 생각해보라고 권하는 측면이 있다. 개인이 느낀 맛을 공개된 곳에 올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면 글을 올린 나의 잘못이지만 그런 것인가?
가르친다고 느끼는가? 배울 것이 있다면 배우면 될 일이다. 별로 유익이 없다,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내가 그러하듯 자신이 경험한 그 맛을 꺼내 나를 가르치거나 무시하면 될 일이다. 상이 강하다? 그게 맞다. 그 정도의 확신으로 적어내려간 글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자리에 머무름이 견고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인과에 사무치기에 그것을 말할 때 나는 아주 견고하다. 부처님 자비에 대한 생각이 확고하기에 그것을 전할 때 강하게 말한다. 상이 강하다고 느낀다면 그 정도로 저 사람의 생각과 믿음이 확고한가 보다 하면 크게 틀리지 않다. 물론 개인성향이 묻어나리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지만 가장 크게 흐르는 것은 그런 확고함이라고 생각한다. 또 바르지 않다, 더 나은 것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언제라도 이 자리를 떠날 열린 마음을 지향하니 강하지만 유연함에 머문다고 생각한다.
정답이 하나라고 말하지 않는다. 나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경험에 비추어 이런 부분이 아쉽게 느껴진다는 개인의 생각을 표현할 뿐이다. 아무도 당신에게 이렇게 안하면 큰일난다고 말하지 않는다. 세상에 널리고 널린 이야기의 하나일 뿐이다. 이런 논조와 태도는 글에서도 말에서도 바뀌지 않았다. 바뀐 것은 나의 입장일까, 그의 입장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