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 고귀한 존재, 허름한 한복
어제 꾼 꿈이 다양했고 산만했는데 한가지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어떤 여인이 있었다. 신분이 고귀한 존재였는데 그를 위해 준비된 한복이 너무 허름했다. 무슨 꿈인가 했고 그냥 산만한 꿈 정도로 생각했다. 그리고 그 꿈의 의미를 오늘 낮에야 가늠하게 되었다.
이번주 일하고 실습하고 쉴 틈이 없었는데, 오늘 유일하게 휴일이 되었다. 그런데 어머니가 말하길, '토요일 어디에서 행사를 한다고 하니 아버지와 나 좀 데려다 달라'고 하신다. '그러마'했다. 알고보니 한동안 참석못했던 사찰 합창단이 그곳에서 축가를 부른다고 했다. 얼굴도 보고 필요한 말도 전하고 좋은 기회다 싶어 부모님을 모시고 행사장으로 갔다.
행사장에 도착했다. 불교방송국 17주년 행사라고 했는데 참석인원이 너무 없었다. 행사가 시작되었음에도 깔린 의자에 1/3도 채워지지 않았다. 행사에 공연을 위해 참석하는 이들, 사찰의 스님들, 행사진행하는 이들을 제외하면 보는 내가 민망할 수준의 참석자가 있었다. 법문을 설하는 스님이 말머리에 참석자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였다. '그저께 비가 오는 날씨였는데 시내와 먼 한 사찰의 미륵부처님 점안식에도 여기 계신 참석자의 5배는 참석했다'고 말문을 여셨다.
그때서야 고귀한 존재, 허룸한 한복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고귀한 존재는 불교가 아닐까. 이런 대접을 받으면 안되는 것인데 허름한 한복처럼 사람들이 대함에 소홀함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처님 가르침은 이런 대접을 받으면 안되는데'라는 생각을 여러번 되뇌이며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행사를 준비하고 동참한 이들이 오늘의 인연으로 더 밝아지기를 발원했고 사람은 적어도 행사장을 가득채운 불보살님, 선신들을 관했다.
귀한 것을 귀한 것으로 아는 것이 참으로 제대로 아는 것이니 이것이 지혜에 가깝다. 부처님의 가르침이 귀하다는 것을 아는 이들은 그것을 참으로 귀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