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왕불 기도에 대한 이런 주장
제 블로그에 유입된 검색어를 보다가 우연히 다음 팁(네이버의 지식인 같은 것)에 공왕불기도에 대하여 올린 질문에 답을 적게 되었습니다. 공왕불 기도나 정신적인 문제, 빙의, 퇴마를 묻는 글들에 생명치료 카페 지지하는 분들이 꽤 많은 답변을 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그 카페에 들어가서 읽은 글 중 지도하는 분이 인터넷 지식인을 언급한 글이 있었는데 아마도 지식인을 통해 자신들의 기도를 알리자는 그 취지에 대한 성실한 반응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답변 올린 글에 이미 답변을 달았던 어떤 분의 주장을 잠시 볼까 싶습니다.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다만 부처님 법을 이야기하려면 부처님이 가르치신 법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만약 제가 잘못 알고 있다면 배워야 하겠지요. 그분은 이렇게 적고 있었습니다.
'법화경에 보면 마귀와 불보살 등이 법화수행자를 보호 수호한다는 맹서의 경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법화경 공왕불 기도를 하면 빙의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 업보에서 일어나는 문제로 업보를 바꾸는 방법은 법화경 공왕불 기도뿐이라고 석가모니불께서 말씀하였습니다.'
자, 한번 살펴볼까요? 먼저 처음 부분은 법화다라니품에 나온 이야기에 대한 것입니다. 불자라면 다라니를 가지고 기도 많이 해보셨을 겁니다. 다라니는 진언, 주문입니다. 불보살님들이 다라니를 소개하면서 그 다라니는 누가 설한 것이며 이 다라니를 받아지니면 이런 이런 유익이 있다고 한결같이 말씀하시지요. 법화다라니품은 법화경을 받아지니는 이를 수호하겠다면서 약왕보살, 용시보살, 증장대천왕, 다문대천왕, 나찰녀와 귀자모 등이 법화경 받아지니는 이들에게 주겠노라고 선언하는 다라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법화경을 받아지니는 이는 법화다라니의 수호를 받는다고 이해하면 되겠지요. 그런데 다른 경전이나 다른 다라니도 그런 의미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지장경을 받아지니면 수 많은 존재가 그 불자를 보호합니다. 능엄주도 그렇습니다. 아미타불도 그렇습니다. 부처님 법이라면, 불보살을 말한다면 그렇지 않은 것을 찾는 것이 거의 불가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내용을 살펴볼까요? 업의 과보를 해결하는 것은 공왕불 기도뿐이라고 말씀하셨다? 정말입니까? 어디에 그런 가르침이 나오는지 알려줄 수 있습니까? 진지하게 묻고 있습니다. 어디에서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렇게 가르치고 계시나요? 제가 지금까지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 깨달은 바로는 업보를 바꾸는 것은 하나의 기도에 답이 있지 않습니다. 인과를 마음에 새기면 나에게 닥치는 모든 상황이 결국은 내가 지은 바의 결과로 드러나는 것임에 마음이 닿게 됩니다. 그러니 바른 법에 의지해서 고통스럽다면 반성하고 바른 마음, 바른 행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찾아 실천해가는 것으로 업보를 바꿀 수 있습니다. 공왕불 기도의 공덕이 대단하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하겠지만, 공왕불 기도만이 공덕있다고 하면 그렇지 않다고 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자비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여기 저기 편안함으로 이끄는 법들이 모습을 달리하지만 펼쳐져 있으며 그 본질은 하나입니다.
그리고 법화경은 업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 안에 불성 있으며 우리도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 부처님의 지혜에 대한 이야기, 부처님의 비밀한 온갖 법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것을 업보에 대한 이야기로 초점 맞추면 보물같은 가르침을 놓치게 됩니다. 법화경을 받아지니고 기도한다면 정말 좋은 일입니다. 다만 부처님이 하시는 말씀이 무엇인지 각자가 뜻을 세우고 배우려는 마음과 노력이 있다면 얼마나 더 좋을까라고 생각합니다. 법화경을 읽는 그 길을 늘 부처님과 함께 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