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왕불 기도, 나는 두렵다.(1)
오늘 아침 꿈 이야기, 정확한 것 같습니다. 속된 말로 개소름입니다.
사실 어제 법화경 기도한다는 이가 댓글을 무려 7개나 적었더군요. 읽지 않았습니다. 그냥 저 스스로에게 시간을 좀 주고 싶었습니다. 솔직히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 하나 싶어서 신경 안 쓰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꿈에서처럼 마음이 좀 쓰여서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 고민 중이었습니다. 법화경에 대해 적으면 자주 찾겠다고 하니 내가 뭔가 해야 하는가라는 생각도 좀 들고 말이죠.
제가 머리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해력이 그렇게 떨어지지 않아요. 일반적으로 그렇고 수행하다 보면 좀 이해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의 어리석은 습이 유의하지 않은 일에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하는데 이번 일이 그런 것도 같습니다. 오늘 꿈 이야기를 적은 후에 댓글을 읽어보자 싶어서 열었더니 흠... 역시 그렇습니다.
꿈에서 제가 거리를 두고 마음을 내지 않은 것은 현 상황에 대해서 무의식이 알아차리고 있기 때문이었던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게 글인데 사람의 심리가 느껴지거든요. 완벽하지 않지만. 아무리 그럴듯하게 포장을 해도 시간이 지나면 본연의 모습을 나타내게 되어 있습니다. 점차 핵심이 되는 생각과 태도가 드러납니다.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습니다.
저는 요즘 공왕불 기도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아직 그 기도에 대한 생각은 변한 바가 없고요. 그게 좋은지 나쁜지 사실 판단한 이유도 없습니다. 단지 부처님 가르침을 훼손한다고 판단되면 조심하고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사실 그런 논의를 거친 후에 제목봉창, 저도 가끔씩 합니다. 하면 안 될 이유가 없으니까요. 궁금하기도 하고. 경전에도 삼배하는데 하지 못할 이유가 없죠. 기도하면 늘 나무(경전이름)을 삼창 합니다.
공왕불 신자들의 논리는 법화경의 가르침을 훼손하는 부분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좋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단지 제목봉창만 하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솔직히 염불을 권하는 논리에 대입해서 지금은 제목봉창이 최고다라는 주장을 펼치는 것 같은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좀 찜찜하다는 생각이기에(경전에서 부처님이 알려주신 것이 아니고 그것을 자기 이름 걸고 왜 그런가에 대해서 정확하게 설명하는 분을 아직 알지 못합니다.) 동의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목봉창은 좋으나 그것만이 최고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모르기도 하고 법화경의 가르침과 맥을 함께 한다고 보지 못하겠습니다. 집중하여 수행하기 어려운 중생들이 가득한 이 탁한 악세에서 법으로 이어지는 방편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이 그대로 누구에게나 온전한 진실이라고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사실 그리 따지자면 탁한 세상, 부처님을 만나는 방법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처님이 명확하게 밝히신 아미타불도 있으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