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기도, 가장 먼저 살필 것은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2. 18. 11:28

많은 이가 기도를 한다. 기도를 하면서 고민을 한다. 또 많은 이가 그 고민에 대해 답을 한다. 오늘은 그런 상황에 대해 드는 생각을 적어보려 한다. 


기도를 하면서 왜 이런가하고 고민이 든다면 먼저 자신을 살피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내가 부처님이 가르치신 그 법을 마음에 새기고 있는가. 사성제든 연기든 육바라밀이든. 모든 불보살님이 가르치신 바를 마음에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래서 모든 상황이 나로 인해 일어난 것임을 알아차려 남을 탓하지 않고 절망하지 않고 나만을 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어리석은 집착을 떠나고 있는가.

모두 인연에 의해 만났음을 마음에 새기고 새겨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선한 마음으로 선업을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사랑하는 마음, 가여워하는 마음으로 바라보는가. 나도 그도 밝은 삶으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발원하는가.


이런 질문에 대해 그렇다고 한결같이 답할 수 있다면 걱정하지 말고 그런 생활과 기도로 꾸준히 밀고 나가면 된다. 어느날 문득 밝아진 삶, 가벼워진 삶을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질문에 대해 자신있게 그러하다 말할 수 없다면? 진심으로 말하건대, 이 기도가 좋을까, 저 기도가 좋을까하며 기도를 고민하지 말고, 기도를 해나가는 자신의 삶을 반성해야 한다.


진짜 누군가가 권하는 대단하다는 기도를 해서 뭔가 획기적 변화가 일어났다고 치자. 그런데 중요한 것을 놓치면 안된다. 일회성의 가피로 삶은 근본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 또 올바른 마음과 생활, 기도로 인함이 아니라면 그것은 잠시 눈을 가리는 것일 뿐 밝은 삶에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갚을 빚이 늘어나는 꼴이 될 수 있다. 우리가(사람 자체가) 스스로 알아차릴만큼 변화되지 않았는데 무언가 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면 그것은 진정한 가피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유익하다. 그 기도를 해서 내 마음이 변화하고 있는지, 선, 자비, 지혜라고 할 것들로 변화되어가는지를 잘 살피는 것이 좋다.  


하루 살고 죽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우리 삶은 오래시간 지속되어 왔고 이번 삶이 끝이 아니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을 크고 튼튼한 집을 지어야하지 않을까. 어떤 기도든 부처님 가르침이라면 최상의 재료이다. 그것으로 어떤 집을 지을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렸다. 또 노파심에서 말하는데, 완벽하지 않아도 노력하는 가운데 변화가 깃든다. 그러니 질문에 그러하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없더라도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 족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