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꿈에서 내가 만난 불보살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27. 12:46

게으름을 털어버리고 샤워를 하면서 생각하다보니 생각할수록 역시 자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방을 청소하고 경전을 읽기 전에 이것은 적어두고 싶어졌다. 너무 농땡이로 빠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 살짝 고민했지만 괜찮다고 생각하며 적는다.


예전에 누군가 말하길 상도 벌도 부처님이 주신다고 했다. 그런데 내가 만난 불보살님은 벌을 주는 그런 분은 아니다. 굳이 벌이라고 한다면 내가 듣고도 그대로 행하지 않고 탐진치에 따라 저질렀던 악업의 과보를 받는 것이니 벌은 받는 각자가 내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꿈에서 만난 불보살님은 법화경에서 근기따라 설법하는 것과 같은 그런 자비와 방편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아침 꿈에 행사 준비를 위해 사람들은 두 명이 짝을 이루어 한 명이 상대를 업고 하는 율동을 연습중이었다. 생각하길 내가 무거우니 누가 나를 업고 춤을 춘단 말인가, 불가하다 생각하여 연습에 합류하지 못했다. 숨어야 하는가를 고민하다 거의 낙담하고 있었는데 총감독, 가장 높은 직책인 듯한 중년의 여성은 나에게 다가오더니 부드러운 미소로 바라봤을 뿐이다. 만약 상도 벌도 주는 부처님이라면 그 행사에 준비가 되지 않은, 늦게 도착한, 적합하지 않은 나를 나무라거나 무언가 좋지 않은 댓가를 치르게 해야 했다. 하지만 그저 있는 나를 인자하게 바라봐주었다. 어디 그뿐인가. 모두 동일하게 맞춰 입는 옷일텐데 그 옷을 담당하는 사람은 나의 몸매를 고려하여 더 어울리는 모양으로 만들어주겠다고 했다. 그 말을 하기 위해 일부러 나를 찾아왔다. 그런데 그 순간 내가 한 것은 정말 목에 주름없는 옷이 더 어울릴까를 고민하는 것이었다. 다시 이리 저리 확인하고서야 떠나가는 그 사람을 불러 재차 확인하고 다짐을 받았다. 예쁘게 주름없이 만들어달라고.


이것이 내가 꿈에서 만나는 불보살의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주고 무엇이 더 나은가를 고민하여 청하지 않은 나에게 최적의 것을 마련해준다. 꿈에서 부처님인가 보다, 보살님인가 보다 하는 대상들은 경전에 나오듯 금빛 몸에 여러가지 상으로 장엄하지 않은 사람의 모습이지만 충분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내가 불성이며 너를 이렇게 바라본다는 것을 시시때때로 전하며 끊임없이 바르게 나아가도록 가르친다.


처음 부처님인가 보다 했던 순간을 잠시 적고 마무리하겠다. 어느날인가 꿈을 꿨는데 큰 병원같은 곳에 있었다. 거기 원장(?)님이 굉장히 무서운 분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살짝 긴장을 하고 있는데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다. 중년의 여인이 서있었다. 그 분인가보다 싶었다.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는데 연거퍼 인사를 했다.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인사가 됐다. 그런데 인자한 미소를 띠며 나를 바라봤다. 엘리베이터 문이 다시 열렸다. 그 분이 있었고 또 인사를 했는데 앞서와 마찬가지로 여러 차례 했다.


꿈을 깨고 나서야 그분이 부처님이구나 싶었다. 그 당시에는 법화경을 읽을 때마다 삼배를 했었다. 읽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읽을 때에도 삼배를 했는데 그것이 왠지 예법에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 삼배의 인사를 엘리베이터의 여인에게 하고 있었으니 어린아이처럼 여러번의 인사를 하는 나에게 너 이렇게 나에게 하고 있다는 것을 말함인지 어쨌든 좋은 꿈이었다. 한참을 지나 생각하길 부처님은 가장 좋은 의원 아닌가. 병원의 원장으로 나툼은 정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누군가는 정말 무섭다고 하지만 불법을 배우려는 불자에게는 미소를 짓고 돌봐주시는 아버지요 어머니요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