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야기)만트라 백만번, 싹이 났다.
꿈에 대해서 전처럼 사유하지는 않습니다. 꾸고 잊어버리기도 하고 잊어버리기 전에 '이런 의미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오늘은 며칠 전에 꿨던 꿈 이야기를 간단하게 적어보려고 해요. 의미가 있는 듯 해서.
몇 년 전에 알게 된 분을 통해서 만트라 수행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되는 선지식입니다. 아무튼 그분이 처음에 제 상태에 맞는 만트라 두 가지를 권하셨는데 게으름의 독으로 인해서 하는 둥 마는 둥 했습니다. 좋다는 것을 알아도 꾸준하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죠. 그것만 극복한다면 모든 문제 해결인데 말이죠. 아무튼 그러다가 작년 말에 이르러서야 정신을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분 말씀이 상당량을 상당한 기간 수행하라고 하셨는데 사실 너무 막연했습니다. 상당 기간이 얼마나 오래이고 상당량이 얼마만큼의 양이라는 것일까요? 아무튼 적어도 백만 번은 해야 기틀이 잡히지 않을까 싶어서 10월 초에 일단 잠발라 만트라 백만 번에 도전했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밝기 전에 간신히 백만 번을 채웠습니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데 무가치한 일에 분산되는 마음의 습,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기도에 장애로 작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쉬운 여정은 아니었습니다. 기도를 마친 후에는 성취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스스로 명확하게 인지되는 큰 변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변화는 가랑비에 옷 젖듯이 서서히 진행될 때가 많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잠발라 백만 번을 끝내고 나서 2023년의 시작점에서는 우선 바즈라구루 만트라 백만 번을 해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3천 번 정도로 3일 정도 진행하다가 구정 연휴 동안에는 원활하게 진행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본격적인 수행으로 이어나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을 꾸었습니다. 작은 식탁 크기의 덮개 두 개가 바닥에 놓여 있었습니다. 뭔가를 키우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물을 주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한 곳은 덮개를 젖히니 뭐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를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다른 쪽도 그럴까 싶었는데 덮개를 걷어 올리니 식물 비슷한 것들이 한 뼘 정도의 크기로 자라난 모습이었습니다. 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꿈을 깨고 나서 자연스럽게 두 가지의 만트라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대로라면 만트라 수행에 대한 현재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일 겁니다. 네, 만트라 백만 독에 쉽게 죽지 않을 싹이 한 뼘 정도는 자라났습니다. 아마 더 잘 자라나면 실한 열매를 맺기도 하고 바람을 만들고 그늘을 만들고 싱그러운 공기도 만들어주겠지요.
믿기는 하지만 인간의 무뎌진 감각으로 알아내지 못하기에 '별거 없는 것이 아닌가. 내가 지금까지 해온 것이 뭐지?'라는 의구심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더 이상 만트라를 지속할 힘을 잃을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는 그럴 가능성에 대해서 '당신이 하는 수행이 이렇게 변화되고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알라 합니다. '게으르지 말고 지치지 말고 마음먹은 수행을 지속해야 한다'고 독려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솔직히 한 사람의 모든 것을 본다면, 인간을 아낌없이 사랑하기가 쉽지는 않을 터입니다. 그럼에도 대우주는 철저한 인과 속에서도 무량한 자비를 인간에게 보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