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꿈이야기)쌓는 것이 없으니 나눠줄 것이 없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9. 16. 16:34

저는 아직 기복이 있습니다. 과정 중이라는 생각도 하지만 아무튼 그렇습니다. 추석을 기점으로 조금 나태해졌고 작은 다툼도 있었습니다. 그런 상태가 되면 일어서거나 쓰러지거나 둘 중 하나인데 이번에는 누워버렸습니다. 일주일 정도를 더 깊은 골짜기를 향해  살아가던 중 그제 꿈을 꾸고 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있었고 그 공간의 상 위에 먹을 것이 준비되었습니다. 밥 약간, 반찬이라고 할 것도 없는 무김치 조각 몇 개. 꿈 속에서 생각해도 사람에 비해 너무 적기도 하고 먹으라고 할 정도의 음식이 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꿈은 처음입니다. 수행의 초장기에는 빈 밥상이 있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는 늘 먹을 것은 많았습니다.

 

꿈을 깨고 나서 분명히 안 것은 그 음식은 내가 준비한 것이라는 거예요.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이 이렇습니다. '수행하지 않으니 나눠줄 것이 없구나.' 그러면서 법화경의 묘음보살이 생각났습니다. 중생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나 그의 지혜력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그런 구절인데요, 어떤 수준이 되면 그럴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때가 많았습니다. 나도 그러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꿈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얘야, 너는 지금 열심히 해야 해. 그래야 나눌 수 있단다." 제가 나눌 것을 쌓는 행위가 어디에서 일어나겠습니까? 멀리 있지 않고 어렵지 않으니 경전 읽고 염불하고 좋은 마음 쓰고 좋은 행을 하는 것에서 일어납니다. 모든 것은 명확해서 하나도 가릴 것이 없고 탓할 것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