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사람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모임에서 유독 싫어하고 불편한 두 사람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자신에게 그런 모습이 있기 때문에 싫어하는 것이라고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고 답하면서도 내심 '나는 그렇지 않은데'라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이 이유를 알아채게 되었습니다.
A는 정말 잘난 체를 합니다. 잘하는 것이 많긴 하지만 사람들을 늘 가르치려고 합니다. 어디서나 자신이 모임의 장이 된 것처럼 나섭니다. 호의를 베풂도 자신의 의지가 중요하지 상대의 마음 따위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자신은 베푸는 것이고 남은 그것을 받아야 하는 것인데 이것을 떠벌리면서 즐깁니다.
B는 욕심이 아주 많고 동시에 여러 가지 일을 벌입니다. 관심사, 욕심의 분야는 아주 넓으나 어느 한 가지에 진득하니 안주하지 못합니다. 인맥을 넓히거나 아는 일, 하려는 일도 많지만 왠지 그 모습에 비해서는 안정적인 발전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이 두 사람이 정말 불편하고 싫습니다. 마음을 다스리려 하지만 자고 나면 생생하게 피어나는 꽃처럼 불편함의 꽃이 자라나서 향기를 피웁니다. 왜일까요? 세상의 말을 적용해봅시다. 내가 그렇게 잘난 체를 하고 내가 그렇게 욕심이 많고 안주하지 못한다는 말일까요?
늘 아니라고 부인해왔는데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먼저 A처럼 저 역시 한 방면에 특출나지 않지만 여러 방면에서 두루두루 잘하는 편이었습니다. 또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자신만의 교만함으로 아주 충만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은 겸손함을 일상 기도에 포함시켰었고 교만함이 해소되었음을 보여주는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B처럼 저도 여러 방면에 대해 두루두루 접근하고 섞임이 용이한 사람이지만 사람이든 일이든 한 가지를 오랫동안 진득하게 파고듦이 매우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그렇습니다. 어느 하나를 밀고 나가 크게 성취함이 없었습니다.
왜 저는 A와 B가 그렇게 불편하고 싫은 것일까요? 그건 그들을 싫어하게 만드는 그 지점이 저에게도 벗어나기 힘든 숙제였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마치 무언가를 어렵게 끊은 사람, 또는 그것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그 향기만 맡아도 다시 물들까 두려워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저는 두 사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에게 있거나 있었던 허물로부터 온전히 벗어나고픈 마음이 강한 것입니다. 두 사람을 통해서 스스로의 문제를 보기 때문에 그 싫어하는 마음이 투영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 같습니다.
유독 싫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어떤 부분이 마음에 걸리는 것인지 잘 살펴보세요. 그리고 그것이 자신에게 어떤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을 잘 살아나가려는 행보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