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너 오면 나도 올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0. 25. 09:50

토요일에 갑자기 행사가 생겼다.

사찰에서 범종 불사를 하는데 상량식에서 축가를 불러야 한단다.

우리 파트는 연습에 참석한 인원의 반이 개인적인 일때문에 올 수 없다고 했고 노래가 생소해서 전반적으로 음정이 불안정했다.

사실 나도 어머니를 모시고 다녀야 할 일이 있는데 어찌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한 단원이 그런다.

"너 오면 나도 올게. 그러니까 어머니 택시 타고 가시라고 해."

그러자 한 사람이 그런 말을 하지 말라고 정색을 한다. 자신은 그런 말이 싫단다.

"그런 말 들으면 좀 부담되고 그래서 그렇지요?"

이렇게 맞장구을 쳐주었다.


사실 그런 말을 듣는다고 부담스럽지는 않다.

할만하면 하는 것이고 못할 일이면 못하는 것이다.

참고할 사항이지만, 그게 무슨 대수일까?

그리고 개인적으로 사찰의 일과 부모님의 일이 겹치면 부모님 일을 우선시한다.

살아있는 부처를 나 몰라라 하면서 사찰의 일에 열심이라면 내 안의 불성도 밖의 부처님도 박수치지는 않을 것 같다.

물론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고 본다.


주변 상황은 나를 위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황에 의해 이리 저리 휩쓸린다면 결국 내가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의구심과 후회가 남기 쉽다.

그 속에서 어떤 결정을 할지는 오롯이 나의 몫이다.

전쟁같이 몰아치는 상황에서도 그럴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정을 하려고 수행을 한다.

모든 상황을 인지하되 흔들리지 않는 마음, 그 마음이 되기 위해 수행을 한다.


어머니에게 토요일에 나를 따라 상량식 구경을 가시라 권했다. 걷기 대회는 다음에도 할 수 있고 걷는 것은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노래 연습이나 해야겠다.

"너 오면 나도 올게." 누군가 말한다. 

"갈만하니 갑니다." 내가 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