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넘어가야 하는 화기 만땅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7. 30. 10:25

요즘 상태가 좋지 않다.

탐진치 중 진심이 치성하고 있다.

순간 순간 돌이키지만 무슨 일인지 그런 마음에 자꾸 휘둘리는 자신을 보게 된다.

결국 돌아갈 곳은 부처님의 가르침 뿐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상하게 마음이 그러하다.


지난달부터 인연자들을 위해 법화경을 읽어주고 있는데 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들의 상황이 나에게 닿는 것은 아닌지.

아직은 이런 저런 상황들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을 보면 여전히 부족함을 느낀다.

올라오는 진심을 잘 마주하는 날들이 되었으면 한다.


백중 인연영가를 위해 읽기로 마음먹은 법화경 독경을 잘 마무리해야겠다.

기다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니.

가만히 들어앉아 있어도 정말 많은 이들을 대하고 많은 일을 하는 날이 될 것이다.



추가한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다를 것도 없구나.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 카페에서 외부 상황, 다른 이들의 의견에 대해 적는 내 글마다 그것을 기분나빠하면서 참아내지 못하던 해타리라는 사람이 있었다. 나를 참아내지 못했었다. 비정상적인 집착으로 느껴졌었다. 어찌되었든 그 사람이 나무 아미타불을 자신의 댓글 말미에 적을 때마다 말과 사람이 따로 노는 것 같아 기분이 묘했었는데 참 비틀린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어떤 상황들, 사람들을 대하면서 화기가 올라오는 내 모습이 그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럴수도 있지'가 되지 않는 내 마음이 아마도 그 사람의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나도 그와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다를 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알아차리고 있으니 말이다. 젖어들더라도 바르지 않음을 알아차리고 있으니 벗어날 날이 있을 것이다. 나를 맞이해서 나만을 탓하던 그의 마음은 대상을 탓하는 나를 알아차리고 그것이 문제임을 고민하는 나의 마음과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수행은 멀리 있지 않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다스리고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모든 과정이 수행이다. 그래서 결국 수행자는 어디에서 시작하든 결국은 자신으로 돌이킨다. 그는 지금 그렇게 하고 있을까. 밖으로 돌린 관심을 자신에게 돌려 밝힐 때 비로소 수행의 성취가 일어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