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노래하나에 사람을 생각하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4. 20. 11:46

합창을 한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한다. 노래를 하는 모습은 천차만별이다. 전에도 노래부르는 모습을 보며 잠깐 잠깐 생각한 적이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노래에 그 사람이 담겨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하나의 유형을 말하려 한다. 늘 그렇듯 개인의 생각이다.


음을 눈에 띄게 맞추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예전에는 그냥 노래를 못하는, 음감이 떨어지는, 쉽게 말해 음치인 사람인가보다 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곰곰히 살펴보면서 공통된 특징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른 이들과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는다. 자신만의 강한 상을 가지고 있다. 사람이 좋고 나쁘고 선하고 악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의견이 강하며 그것이 어느 순간에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합창은 다른 이들의 소리를 들어야 제대로 부를 수 있는 노래다. 그런데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신의 욕망만을 쫓아가는 그 마음에 다른 사람의 음을 듣고 맞출 힘이 없다는 것은 자연스럽기까지 하다.


내가 이런 식으로 사람과 사물, 상황을 바라볼 때 가끔 그 의견을 듣는 불자 지인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뭐, 그렇게까지 생각하니?', '그렇게 하면 머리 아프지 않아?' 그들을 향해 말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이렇게 되묻고 싶었다. '당신은 숨을 쉬는게 힘이 든가?' 억지로 생각을 잡아당기면서 살면 피곤한 삶이겠지만 어디 이것이 그렇게 알아지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그냥 살아가면서 문득 문득 그렇게 생각들고 알아지고 한다. 늘 그것이 맞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생각들고 찬찬히 사유하면 이상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깊이 받아들인다면 이 세상 어떤 것도 그저 일어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내 마음이, 내 몸이 지금 이러한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같은 이유로 합창을 하면서 음을 맞추지 못하는 이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그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 정도가 내 마음에 문득 들어왔는데 재미있기도 정말 신기하기도 하여 글로 적어봤다.


언제가 되면 노래를 잘하겠는가. 아마도 다른 이들과 소통하고 교류할 그런 유순한 마음이어야 노래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너무 당연한 이야기 아닌가. 불법은 그런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 그러니 멀리 찾을 필요도 없다. 오늘 하루 자신을 돌아보고 나를 포함한 주변의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살았다면 그게 바르게 살아간 불자의 하루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