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했다. 원귀가 있나 보다
나무아미타불 카페에 갑자기 나타나 내 글에 좋지 않은 댓글을 적는 이를 보고 어떤 분이 이런 댓글을 적었었다. '네이버에서도 그러더니 원귀가 있나봅니다. ㅋㅋ' 대강 이런 내용이었는데 오늘 문득 그 댓글이 생각났다. 심각한 것은 아닌데 그런 생각이 들만한 상황인 것도 같다. 요즘 한동안 카페에 글을 올리지 않고 있고 가끔 상담 게시판에만 댓글을 적는다. 그런데 지금은 블로그에 아주 살짝 비슷한 일이 있는 것도 같다. 솔직히 잘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같다.
내가 적는 글에 반론을 제기하는 주된 이들은 잘은 모르지만 조사스님들을 의지하여 선수행하는 분들 같다. 2월에 잠시 있었던 모 카페와의 사건을 제외하면 그렇다. 그들은 법화경을 읽으면서 불성을 말하는 나에 대해 굉장히 거슬려한다. 솔직히 나는 잘모른다. 내가 아는 것의 대부분은 경전을 읽고 사유하고 그것으로 이해한 것들, 또 경전을 읽고 사유한 것을 바탕으로 생활하면서 알아진 것들이다. 왜 재가불자이며 초보불자인 내가 법화경을 읽고 염불을 하면서 이해하게 되고 닿게 된 바라는 글들에 대해 그리 예민하게 받아들이는지 솔직히 알 수 없다.
경을 읽는다면 사견을 섞지 말고 그대로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어디에선가 적었었는데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아차린 후에 나의 글에 가타부타 토를 달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머리를 의지해서 읽는 법화경으로는 제대로 그 가르침에 닿기 어렵다고 본다. 온전히 부처님에게 맡기고 나서 읽고 사유해야 쉬워진다. 이미 경에서 부처님은 다 밝히셨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으니 그 원인은 우리에게 있다. 훌륭한 자신의 스승에게 물어보라. 스승님, 제가 온전히 놓고 맡겨야 얻으리이까, 제가 힘써 잡으려 해야 얻으리이까.
법화경이 어떤 경전인가. 부처님이 설하신 최고, 최후의 법이다. 무상정등각에 이르게 하는 경이다. 부처님의 온갖 비밀을 밝힌 경이다. 또 부처님이 멸도하지 않고 상주불멸함을 아는가. 누군가는 앞선 훌륭한 선지식의 가르침을 통하지 않으면 부처님의 가르침에 닿을 수 없다고 했다. 당신은 그렇게 하라. 나는 상주불멸하는 부처님을 믿으며 법화경의 가르침을 굳게 믿는다. 세상의 모든 것을 통해 나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당신이 하나의 길을 말할 때 나는 모든 것이 나를 이끄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 간과해서는 안되는 한가지가 있다. 불성에 닿은 사람은 점차 그 성품이 배어나게 된다. 예를 들어 염불하면 무엇의 작용인지 모르게 지혜로운 생각, 선한 생각, 자비로운 생각이 일어나 나를 밝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것을 불성의 작용이라 생각한다. 조금 수행한 나도 가끔은 이런데 이런 나를 하대하며 가르치려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글을 통해 나타나는 성품에서 부처가 느껴져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상하게도 댓글을 통해 자신을 주장하고 나를 비난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이들의 글에서는 자신만이 옳다는 상이 느껴진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난이나 조롱의 색감은 짙어졌다. 자신의 감정이 어떻게 흐르는지 알아차리는지도 못하는데 나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 것일까.
제목읽고 기분 별로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럼 내가 원귀라는 거냐? 아니, 그렇지 않다. 왜 이런 일을 겪는 것인지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한다. 나에게 그런 부분이 있어서 문제로 드러나는 것인가 보다. 예를 들어 개가 짖는 것 하나를 봐도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어떤 부분에 대해서는 가늠할 수 있다. 편안하고 자비로운 이에게 개는 짖지 않는다. 내가 글을 적어 누군가 자꾸 시비를 건다면 시비를 걸게 하는 무엇인가가 나에게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를 돌이키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그 부분이 끝났을 때조차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 그건 나의 문제가 아닌 시비거는 이의 문제이며 그것을 견디는 나는 인욕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수준으로는 나의 문제인지 상대의 문제인지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런데 상대의 글에 흐르는 마음, 뜻, 생각을 느낄 때 나의 문제를 말하기 전에 상대가 어떤 문제에 들어가 있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부처를 말하나 자비롭지 않고 겸손하지 않고 지혜롭지도 않다. 글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며 대화를 주고 받음에 있어서 상대의 의도를 이해하고 그 부분에 대해 의견을 말하는 것이 마치 동문서답을 하는 듯한 인상을 많이 받는다. 글은 안정되지 않아 산란할 때가 많다. 무슨 이유인지 모르겠지만 말을 선문답처럼 툭툭 던지거나 한자 문구를 던지기도 한다. 문제는 그것으로 나는 당신 뭐하는 건가? 라는 생각 외에 어떤 생각도 일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전에 어떤 사람과 불성에 대해 댓글을 주고 받았던 적이 있었다. 한참을 주고 받았는데 내가 글을 적으면 그가 말하길 어떤 책에 보면, 어떤 선사가 말하길 이러이러하다고 했다. 그럼 내가 말하길 맞습니다 하면서 내 이해를 적는다. 또 그가 말하길 누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고 나는 말하길 맞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적는다. 마지막에 이렇게 맺음말을 적었다. 이렇게 밤을 새서도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당신이 누군가 이리 말했다고 하면 나는 다 맞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게 불성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자면 물론 나도 잘모른다. 그런데 상대의 말이 맞다고 할 수준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이해되니 말이다. 이것도 시비를 걸고 싶은가.
왜 하나에 묶여서 그것을 벗어난 것에 대해 예민하게 구는지 스스로를 한번 점검해보라. 예를 들어 나에게 글을 적는 이들의 논리대로라면 지금 당신이 하는 행동은 초등학생을 앞에 두고 대학생이 너는 왜 아는 척을 하냐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 창피하지 않은가. 어떤 대학생이 초등학생에게 너는 왜 이 정도냐고 예민하게 반응할까. 또 경전 조금 읽었다고 아는체를 한다고 하찮게 여기기 전에 그 경전이 무엇을 말하는지 진지하게 알아보고 나서 글을 적었으면 한다. 내가 여러차례 밝혔듯이 조금 알고 잘 알지 못하는 나도 이러한데 많이 안다고 하면서 왜 조금 아는 내가 닿아 있는 것에도 미치지 못하는지 그것이 정말 궁금할 뿐이다. 또 경전 조금 읽고 아는 체를 한다고 비난하는 이들은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라. 그 어떤 부처도 당신처럼 말하지 않는다. 머리로 아무리 많이 알면 뭐하는가. 자비, 지혜가 흐르지 않으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착하게 살아야 된다고 아는 것, 그것을 알고 미흡하지만 노력하는 것, 그것을 알고 그것대로 살아가는 것, 이렇게 하는 것이 불자의 수행이다. 제대로 알기는 하는가. 알았다면 그대로 살려고 노력은 하는가. 오늘 초등학생이 대학생을 나무라는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다.
오늘 글은 답답함에 더해 질책의 마음이 담겨있다. 기분나쁜가. 당신의 글은 어떨 것 같은가. 나의 질책은 당신의 비난, 비하에 비하면 질책이라 할 수준도 못된다. 당신 몸에서 냄새 난다고 말하고 싶다면 자신의 몸이 정결한지를 먼저 살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당신은 팀장이든 불교대학 동기든 나쁘게 말하지 않았는가. 그 글을 잘 읽어보라. 그 안에 감정적인 비판, 비난이 들어가 있는가. 또 옳다고 하는 기준에 대해 나와 남을 바라봄에 이중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 미워하는 마음 올라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그것이 어떻게 해결되어가는지에 대한 글이다. 어떻게 하는 것이 바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은 글이다. 철저하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다. 또 이건 내 블로그다. 일기처럼 적는 나의 글에 굳이 찾아와서 불편하다면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가까이 하지 않으면 된다.
귀한 시간, 귀하게 잘 써야 한다. 좋은 도반이 될 수 있는 이들을 가까이 하라. 부처님도 그리 말씀하셨다. 그렇게 되기 참 어려움을 알지만 모든 것에서 좋은 변화를 맞이하는 계기를 만드는 것은 당신의 마음에 달려있다. 나와의 만남을 당신 수행에 유익함으로 삼았으면 한다.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관심을 두든 관심을 거두든 당신의 수행이 부처님과 함께 하여 밝아지기를 발원한다. 나도 당신과의 짧은 교류를 통해 다시 자신을 돌이키고 돌아볼 기회를 맞이할테니. 그 부분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종교에 대해 많이 적는 어떤 블로거는 아예 댓글을 차단한 채 글을 적는다고 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생각했었는데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다. 나도 이런데 많은 이들이 찾는 그의 블로그라면 어떠했을까. 당분간은 댓글을 차단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소통도 좋지만 지금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