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락샤 염주로 아미타불 염불
올해 만나게 된, 루드락샤로 만들어진 미라래빠 연화생 108 염주.
처음에는 루드락샤의 거친 면으로 인해 손가락에 기이한 굳은살(?)이 한참 동안 생겼었다.
손가락이 아파서 밴드를 감고 염주를 굴리기도 했다.
기름칠을 하든 뭔가를 발라서 길들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열심히 돌려 순수하게 손때로 길들이고 싶었다.
물론 그것이 욕심일 수도 있지만 염주를 돌린 만큼의 흔적이기를 바랐던 것 같다.
아무튼 시간이 흘러 지금은 처음보다 길이 조금 들여진 상태다.
새로운 법구를 만날 때 그 에너지를 느끼거나 특별한 꿈을 꾼 사람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물고기 모습을 한 존재가 함께 걸어가면서 수줍은 듯 '영혼의 짝'이라고 말해주는 꿈을 꿨다.
영혼의 반쪽이라 여길 만큼의 마음이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투영된 것인지,
진짜 그런 인연인지 알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인연이라 생각하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이 염주를 만나고 나서는 염불보다 다양한 만트라에 좀 더 주력해왔는데
오늘은 그저 염불이 하고 싶어졌다.
가끔 무언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자리를 잡고 앉아 그저 습관처럼 염주알을 굴리면서 염불을 한다.
크게 집중되거나 잔잔해지는 것도 없이 생각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다시 염주알을 바라보면서 염불을 하는데 오늘은 카운트를 해나갔다.
만 번이 안되었을 때 내가 가까운 사람들에게 준 상처가 불현듯 떠오른다.
후회, 상대가 받았을 상처로 인한 슬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원.
누군가 말했을 진참회가 일어나는 것도 같다.
그저 자리에 앉아 염불 했을 뿐인데 산란함 속에서도 정화가 일어난다.
늘 믿어왔듯이 염불은 불성과의 만남, 그로 인한 합일이 일어나는 고귀한 자리이다.
그것은 안전하며 편안하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이 루드락샤 염주로 아미타불 백만 번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한알 한알 돌릴 때마다 청정한 연꽃이 피어나 존재를 편안하게 해 주리라.
그렇게 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