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혹하는 글제목, 읽을까 말까.
글을 어떻게 읽는가. 누가 적었는가를 보고 읽을 수 있지만 대부분 글의 제목을 보고 읽는다. 개인적으로는 글의 제목을 보고 읽는 경우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배우고 싶다는 궁금한 마음에서 글을 열기도 하고 배울 바가 없는데 무슨 말을 하는지 궁금한 마음에 열기도 한다. 두 번째 궁금함은 가급적 따르지 않는데 그럼에도 가끔씩은 그 배우고 싶지 않은 글도 열어 읽어본다. 환경의 중요성을 여기서 잠깐 강조하고 싶다. 욕하면서 배운다는 말을 알고 있는가. 누군가는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나의 생각이 달라도 접하면서 물드는 것이 있는데 이것이 쌓이면 나에게 독이 되는 법이다. 그래서 좋지 않겠다 싶은 것은 솔직히 궁금해도 가급적 근본의 마음을 따라 열지 않으려 한다.
좋은 글을 읽어야 한다. 부처님의 경전이 기본이며 그것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에 도움주는 글을 가려서 읽어야 한다. 그와 관련하여 제목에 대해 잠시 적어보려 한다. 너무 밋밋한 것은 재미없다. 드라마를 봐도 이제는 밋밋한 내용은 사람들을 유인하지 못한다. 그래서 무엇이든 자극적인 요소, 욕망을 건드리는 요소를 가미하여 상품을 만들어낸다. 글 제목도 그런 것 같다. 내 경우에는 적으려는 내용을 잘 표현할 제목을 생각하는데 그제 자극적인지는 모르겠다. 욕망을 건드리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다. 오히려 그 반대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어찌되었든 너무 자극적인 제목, 인간의 잘살고픈 욕망을 자극하는 제목(잘사는 것은 좋은 것이다. 세속적으로 내가 잘사는 것만을 강조하는 것이 느껴지는 그런 제목 정도로 이해하면 좋겠다), 이것 아니면 길이 없을 것 같은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제목의 글은 피하는게 좋을 것 같다. 글 쓴이의 마음이 그 안에 충실하게 담겨있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중하게 여기는지, 그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세상을 향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가 제목 안에 그대로 담겨 있다. 그런데 그런 제목을 보면 솔직히 혹하게 된다. 무슨 말을 하는지 나조차 궁금해지니 말이다. 참 불편한 현실이다. 문제는 그것이 삶의 방향을 바꿔버리는 새로운 출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득 생각나서 적자면 예전에 친구를 통해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을 소개받고 사귀게 되어 낭패를 당한 사람이 있었다. 소개받고 사귈 당시에는 좋다고 하면서 어울렸는데 오래 사귀면서 금전 관련 좋지 않은 경험을 하고나서 소개를 해 준 친구를 원망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 피해를 본 사람은 그 사람 뿐이 아니었다. 금액이 크지 않았는데 나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다. 예전에는 똑같이 원망하는 입장이었는데 불법 공부를 하는 지금은 달리 생각한다. 그 관계, 교류를 선택하여 받아들인 것은 자신이다. 누구의 책임인가. 소개를 해 준 이를 원망하더라도 그런 교류에 휩쓸리는 자신의 마음, 어리석음을 탓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세속적 욕망을 자극하는 글에 혹하여 그것에 인생을 걸었다. 그 결과가 어떨지는 한참 후에야 알게 될 것 같다. 물론 현생이든 다음 생이든 왜 그 과보인가 알아차리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시각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알아차릴 수 없는 진실이 있다. 여러 생을 거듭하면서 더 힘겹게 겪어나가야 한다면 그것은 욕망따라 잘못된 가르침에 마음을 주고 그것을 다른 이에게도 전한 자신의 허물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수많은 요소 중 자신의 뜻따라 선택한 요소가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만든다. 선택하여 읽고 믿고 따른 가르침이 우리의 오늘과 내일을 만든다.
물론 내 생각이 꼭 맞는 것은 아니지만, 저런 글 제목으로 적은 글을 열어보았을 때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향하게 하는 밝은 글, 지헤의 글을 아직까지 읽어본 바가 없다. 모든 것이 내 개인의견이니 그런가,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고 하면 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