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대한 의견

맞는 기도의 의미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5. 3. 23:21

오늘 글 하나를 읽었는데 '절에서 기도하면서 자꾸 다치는 자신에게 '기도가 맞지 않는 것 같으니, 바꾸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해가지 않는다, 절을 수십년 다닌 불자가 할 소리인가'라는 한탄이 담겨 있었다. 이 글을 읽고 나니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에 대해 조금 적어보려 한다.


일단 불교에 귀의해서 수행함에도 많은 괴로움이 일어난다면 자신이 치러야 할 오랜 악업의 과보를 그렇게 빠르게 집중하여 겪어내는 것이라고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물론 한가지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라서 불자라고 해도 마음과 행이 바르지 않을 수 있으니 수행한 공덕으로 악심, 악업을 행할 때마다 과보가 빠르게 일어나는 것일 수 있다. 개인적 생각이지만 불교 수행하면서부터 어느 순간이 되니 마음쓰고 행하는 것, 특히 악업의 경우 그 과보가 빠르게 일어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그런데 기도가 맞고 맞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무엇을 의미할까. 과연 그런 것이 있을까. 나는 그렇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우리는 다양한 근기를 지닌다. 그 근기에 적합한 기도가 분명이 있고, 감당할 수 있는 기도가 있다고 보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누군가는 쉬이 할 수 있는 기도가 있지만, 누군가는 너무 어려운 기도가 있다. 그런데 다행히 부처님이 설하신 가르침은 다양하다. 그래서 그 다양함 속에서 자신에게 최선, 최상인 수행, 기도를 선택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니 맞는 기도가 있고 맞지 않는 기도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맞지 않는 기도는 하면 안될까. 그럴리가 있을까. 다만 나에게 어려운 기도라면 당연히 오랜 시간을 유지하기도 어렵고 바르게 지어나가기도 어려우니 자신의 근기에 따라 수행, 기도를 해나가는 것도 지혜로운 처사가 될 수 있다 생각한다. 늘 주장하지만 기도는 다 좋은 것이다. 다만 사람이 다르니 각자에게 최선, 최상의 기도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을 기도의 인연이라 말하든 사람의 근기라 말하든 이것을 가리는 것은 필요한 분별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기도를 하면서 계속 안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내 뜻과 행에 큰 결함이 없다면 받아야 할 과보를 이렇게 지나보내고 있음을 알아 괴로움 속에서도 편안함에 들어갈 수 있다. 기도가 맞지 않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역시 스스로를 돌아봐야 한다. 그 기도를 통해 내 어떤 부분이 변화되고 있으며 확고해지고 있는가. 그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에 온전히 부합되어 자비로우며 밝은 것인가를 돌아보고 그와 멀다면 나의 수준에 맞는 기도, 수행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