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꿈
요즘 에너지 수련, 독경, 진언 기도 등을 집중적으로 하다 보니 기억하는 꿈이 많아집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보이지 않는 이면에서 여러 가지 작용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있습니다. 아무튼 그저께 꾼 꿈이야기를 적어보려 합니다.
수행하면서 꿈을 깬 직후에도 가빠진 호흡을 느낄 만큼 무서운 꿈을 딱 한번 꾼 것 같습니다. 사찰에서 어떤 분을 만나고 그 분으로 인해 꾼 꿈이 아닌가 싶긴 했는데 공포영화에서처럼 아파트 문을 열고 뭔가 들어오려 했고 끔찍하게 두려웠습니다.
이제 그저께 꿈 이야기입니다. 조금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꿈을 꿨습니다. 안방에서 주무시는 어머니가(모습은 사람 같지 않은데 어머니만 계시니 당연히 어머니라 생각했습니다.) 거실로 나오시더군요. 잠자리에서 일어나서 왜 나오셨냐고 걱정스럽게 물었습니다. 그 이후 갑자기 깨닫게 된 상황은 그 존재가 식칼을 들고 제 쪽을 바라보고 다가오려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긴박한 두려움 외에는 어떤 것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도망을 치지도 못하고 그렇게 대치하다가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잠을 깼음에도 가쁜 호흡이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많이 두려운 꿈이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후 다시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렇게 두려워했음에도 이상하게 잘 잔 것 같습니다. 아침이 되었고 아버지를 위한 육자대명다라니기도를 하려고 앉았는데 문득 꿈이 생각났습니다. 칼을 들고 나를 공격하려던 그 모습, 그 상황이 생각났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기에 칼을 들고 해치려고 했을까. 기억도 안나는 과거에 있었을 그 일에 대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다가 나를 향한 그 화를 풀기 위해서라면 내가 칼을 맞아도 할 수 없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기도를 하려고 마음을 정리하는데 문득 제 뒤로 하얀 옷(밝은 옷)을 입은 존재가 들어와서 앉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도 전날 칼을 들고 저를 해치려고 했던 존재 같았습니다. 이 부분은 제 개인적인 느낌이므로 그냥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날 이후 그 존재가 드러나게 느껴진 적은 없습니다. 제가 발원했듯이 제가 기도를 할 적에 함께 기도를 할 수도 있을 것이고 이제는 깊은 원한을 떨쳐버리고 인연 된 좋은 곳으로 나아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수행을 하다 보면 감춰진 상태로 이면에서 작용하던 부분들이 밖으로 드러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찌 보면 굉장히 속 시끄러운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풀어야 하는 매듭들이 풀리는 것이니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