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물들고 휩싸이는 어리석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10. 20. 10:55

물들고 휩싸이는 어리석음, 나의 이야기이다.


불자는 언제, 어느 순간이라도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는 것으로 문제를 마주하는 것이 좋다. 바른 가르침 속에서 지속해갈 힘을 얻고 배운대로 행해나감으로써 삶을 밝혀나가는 것이 좋다. '그런데 불자야, 정녕 그렇게 하고 있는가.' 나에게 묻는다면 요즘의 나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진다. 


취직한 곳의 면면이 좋지 않다. 물어보니 나 이전에 일하는 이들이 많이 교체되었고 지금도 이직에 마음있는 이가 있다. 좋은 직장이면 나가고 싶은 사람이 없다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많은 이들이 이직해 나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짐작할 수 있다. 아무튼 일을 하면서 좋은 뜻을 세우고 밝은 마음으로 장엄해야 하는데 '이런 곳은 없어져야 해'라는 생각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진실하게, 간곡하게 들고 있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다면 없어지는 것이 좋다는 것이 이제 취직 2달차인 내 생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직장을 지옥으로 만들고 있는 이들은 스스로 불자라고 말하는 두 사람이다. 한 명은 팀의 장이고 한 명은 선임 지도원이다. 두 사람은 사소한 것에 목숨걸고 자신의 기분이 만족하는가에 따라 사람을 대하며 괴롭히는 것 같다. 그 중 선임 지도원은 이용인들의 부모나 기관에 실습하러 온 이들을 대상으로 후원금을 이야기하고 카페 티켓을 이야기한다. 부담주려 하는 말이 아니라고 하지만 평가를 하는 사람의 말에 관심없다고 말할 실습생이 어디 있을 것이며 24시간 아이를 맡긴 부모 입장에서 후원 못한다는 말을 어찌 할까. 울며 겨자먹기라는 말이 이런 상황에 들어맞는 표현일 것 같다.


불자라면 고민해야 한다. 자신이 짓고 있는 업들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그것을 돌이켜 선업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신기한 것이, 아니 너무 당연하게 두 사람은 늘 몸이 아프다. 수 년을 그렇게 사람들을 괴롭히며 살아왔는데 건강하다면 쌓은 복이 많은 것이라 봐야 할까. 아무튼 지금과 같다면, 마음을 돌이키지 않는다면 더 나쁜 일이 생기는 것도 시간 문제 아닐까 싶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든다. 


이리 적는 것도 나로서는 좋은 일이 아니지만 적었고 지우지 않을 것이다. 적어야 다음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이 어두운 환경인 두 사람으로 인해 주변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고 악화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름 견고하다고 생각한 나 역시 한 달을 지나고 나니, 나를 돌아보는 대신 다른 이들이 어떠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 이런 순간 해결책은 어디에 있을까? 내가 아는 답은 이것이다. 내 마음을 다해 바른 가르침을 새기고 그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노력, 이것 외에 답이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때가 되면 이직이 될 수 있지만 그것도 이것이 충분해져야 이루어지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노력이 지속된다면 어느 순간 모든 것이 편안해질 것이다. 다른 이들이 무엇을 하든 흙탕물에서도 청정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향기를 내는 연꽃처럼 나의 길을 가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바라건대 악하고 탁한 것은 다 깨져버려라. 밝고 청정하며 지혜롭고 자비로움이 가득해지기를 온 법계에 가득한 불성에 발원한다. 나무 아미타불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