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에 대한 의견

반려견의 천도를 하고 싶은 마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12. 23. 08:52

누군가 반려견의 천도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를 묻는 글을 카페에 올렸다. 생명의 편안을 위해 복지어주는 것은 무엇이든 귀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다. 트집잡고 싶은 내가 있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댓글을 적을만큼 알거나 호의로운 마음이 일지 않아서 댓글을 적는 대신 왜 그런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의 시간을 잠시 가졌다. 고민의 깊이가 없었던 것인지 특별한 감흥이 없으나 글 읽으면서 느꼈던 것에 대해 조금 적어도 괜찮을 것 같다.


천도, 좋다. 스스로 하든 사찰에 가서 하든 생명의 편안을 위해 정성을 들이는 것은 모두에게 유익하다. 그런데 그 정성을 들이는 마음이 절절해도 조금은 지혜롭고 담백했으면 좋겠다. 글을 적는 나도 비슷한 마음자리일지 모르지만 천도를 원하는 그 마음의 색이 적절해야 함을 익혀나가고 있다. 마음이 집착과 어우러진 애정과 슬픔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딱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 보내는 자가 슬픔을 거두고 잘 보내주어야 가는 자도 편한 마음으로 베풀어진 공덕에 의지하여 좋은 곳으로 나아갈 것이다. 


또 잘 보내주는 그 마음이 내가 애정하는 대상에만 머물지 않아 좀 더 많은 것을 품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가족같은 반려동물들임을 알지만, 그 마음이 편항됨을 보면 편하지 않다. 삐죽한 마음이 올라온다. 물론 자기마음 자신의 뜻대로 하는 것이니 상관할 바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생명이 생명을 대함에 친절하다면 그 친절이좀 더 보편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웃에 대해서 냉정하나, 반려동물을 포함한 내 가족만을 귀히 여기는 마음에서 벗어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글쓴이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글에서 느껴지는 반려견에 대한 애정이 평상시 내가 갖고 있었던 상념들을 일깨운 것인지도 모르겠다. 대상을 가려 집착에 가까운 애정에 머무는 마음은 결국 서로를 옭아매는 줄이 되기도 한다. 그러니 절절하되 담백함을 잃지 말고 사랑하자. 영원하지 않아 변해가는 현상에 대해 알아차리고 언제 떠나도 편하게 보낼 줄 마음을 배워나갔으면 좋겠다. 그 마음은 슬픔이 아닌 밝은 날을 염원해주는 마음이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천도를 해주고픈 그 마음은 귀하다. 그 마음이 많은 대상을 향한다면 우리의 오늘이 극락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