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법사공덕품, 육근의 청정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3. 14. 09:40

이미 육근의 청정에 대하여 여러차례 글을 적은 것 같습니다. 오늘은 경전을 그대로 옮겨적어 부처님이 말씀하신 육근의 청정이 무엇인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법화경 법사공덕품 첫부분입니다.


영역 국역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상정진보살마하살에게 이르시었다. 선남자여 이 법문을 지니고 읽고 가르치고 쓰고 또 쓰게 하는 선남자 선여인은 팔백의 눈 공덕과 천이백의 귀 공덕과 팔백의 코 공덕과 천이백의 혀 공덕과 팔백의 몸공덕과 천이백의 뜻 공덕을 얻게 되리라. 또한 이 많은 공덕으로 인하여 육근 모두가 청정케 되리니, 가장 완전히 청정케 되리라. 부모에게 받아 타고난 육안이 청정한 까닭에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안팎으로 보리니 산과 우거진 숲들을 보며 또 아래로는 대지옥 아비요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며 또한 타고난 눈으로 저 모두를 볼 뿐만 아니라 아울러 그 안에 있는 중생을 보며 또 중생이 지은 업의 과보까지 알리라.


한역 국역본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상정진보살마살에게 말씀하시었다.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이 법화경을 받아 지녀 읽거나 외우거나 해설하거나 베껴 쓰면, 이 사람은 팔백 가지 눈의 공덕과 천이백 가지 귀의 공덕과 팔백 가지 코의 공덕과 천이백 가지 혀의 공덕과 팔백 가지 몸의 공덕과 천이백 가지 의근의 공덕을 얻으리라. 이 공덕으로 육근을 장엄하여 다 청정하게 되리라. " 이 선남자 선여인은 부모에게 받은 청정한 육안으로 삼천대천세계 안팎에 있는 산림, 하천, 바다를 보게 되고, 아래로는 아비지옥에서 위로는 유정천에 이르기까지 다 보게 되리라. 또 그 중의 일체 중생을 보며, 그들의 업의 인연과 과보로 나는 곳을 다 보고 다 알리라."



아주 간단명료합니다. 이면까지 들어가 그 의미가 무엇인지를 사유하지 않아도 되는 명확한 부분을 말하고자 합니다. 현란하지도 않고 여러가지 지식을 기반으로 펼쳐지는 멋진 이야기가 아니지만 불자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법화경의 가르침을 받아 지녀 읽고 해설하고 쓰면 육근의 공덕을 얻는데 그 공덕으로 육근이 다 청정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법화경을 근거로 들어 육근의 청정을 말하고 싶습니까? 그렇다면 법화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해설하고 쓰는 것으로 그 공덕이 일어남을 전제해야 합니다. 가르침이 그러하니까요. 이것이 견고한 가운데 더 깊은 사유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육근의 청정은 법화경을 받아지니고 읽고 (외우고) 해설하고 쓰는 것, 다시 말해 법화경 수행 방법으로 경에서 여러차례 언급되었고 우리가 오종수행이라고 알고 있는 수행법에서 비롯됩니다. 물론 저는 이것만 공덕을 가져온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경에서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여러가지 길 중 하나를 말한 것인지, 아니면 유일한 길을 말한 것인지 경전의 말씀으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것이 길이라고 하면 그냥 그런 것임을 믿고 이해하고 길을 걸어나가면 되는 것입니다.


제가 이렇게 경전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적는 이유는 사견으로 법을 흐린다, 다시 말해 너의 그깟 수준에서 마음대로 떠들어대는 글이 무슨 소용이냐 할 소지가 있어서입니다. 제 이해가 장애가 되어 법을 마주할 수 없다면 제 이해를 던져버리면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사견없이 경전의 내용을 적으면 이리 말합니다. 경전의 글자에 매이고 있을 뿐인 수준이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열린 마음으로 부처님의 가르침이 무엇인지 사유할 뜻을 세우지 못한다면 여전히 문제에 머물 뿐입니다. 상황따라 말을 바꾸는 것은 결국 스스로가 얼마나 불안정한지를 여실히 드러내보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법화경 법사공덕품을 읽어 법화경의 수행으로 육근의 공덕이 생기고 그 공덕으로 육근청정을 이루게 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그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것입니다. 가르침대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법화경을 공부한다면 지금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세요. 경에서 육근청정으로 표현하고 있는 그 수많은 현상(?)들에 자신이 다가서고 있는지. 다 보이고 다 들리고 다 냄새맡아지고 다 좋은 맛으로 느껴지고 다 몸에 보이고 다 알아집니까? 아니, 조금이라도 맛은 보고 있습니까? 그 때가 되어야 육근청정을 제대로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네, 저도 육근의 청정을 제대로 말하기 어렵습니다). 또 누구라도 법화경의 가르침대로 살아가면 언젠가는 육근의 청정이 온전히 발현되리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