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법화경에서 누가 논쟁하는가?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8. 14. 22:30

법화경에서 부처님과 보살들이 논쟁한다고 주장하는 글을 읽었다.

먼저 논쟁이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 논쟁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각각 자기의 주장을 말이나 글로 논하여 다투는 것이다.

또 사전적 의미로 다툰다는 것은 의견이나 이해의 대립으로 서로 따지며 싸운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논쟁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진 이들이 자기 주장을 말과 글로 따지며 싸우는것, 즉 서로 다른 의견을 주장하여 싸우는 것이 논쟁이다.


법화경에서 부처님과 보살들이 논쟁하고 있는가?

보살들끼리 논쟁하는가?

다른 의견을 가졌기에 각자 자기 주장을 말로 논하여 대립하여 싸우는가?


논쟁보다는 질문과 응답, 주장과 그에 대해 새로운 의견 제시라고 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방편품에서 사리불은 자신들이 배웠던 바를 들어 왜 부처님이 다른 말을 하는지를 물었고, 여기에 대해 부처님은 여러 비유를 들어 설명하셨다.

글쓴이의 말처럼 보살들이 엄청 따질듯한 분위기였다고 할지라도 그건 질문이고, 부처님은 답을 하신다.

이건 논쟁이 아닌 질문과 답일 뿐이다.

싸움이라면 어느정도의 과정을 거쳐 대립이 있어야 하는데, 법화경에서 보살과 부처님은 대립하지 않고 다만 질문하고 답할 뿐이다.

미륵보살도 땅속에서 솟아난 보살들에 대한 부처님 말씀을 듣고 자신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궁금증을 표현하고 궁금증을 풀어달라고 표현하는 것이지 부처님의 말씀에 대립한 의견을 주장하며 싸우는 것이 아니다.

나를 이해시켜달라고 하는데 이게 어찌 싸움인가?

용녀가 나오는 곳에서도 서로 의견을 대립시키고 주장하며 싸우는 것이 아니다.

지적보살과 사리불이 여자는 성불할 수 없다는 자신의 논리를 펼치며 주장하지만, 이에 대해 용녀가 새로운 사실을 주지시켜 줄 뿐이다.


미묘하긴 하다.

하지만 싸움인가?

사리불이, 미륵보살이, 사리불과 지적보살이 설령 자신의 주장을 싸울듯이 주장한다고 해도 상대방은 거기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주지시켜주고 상황이 종료되는데 그것이 어찌 논쟁인가?


누군가가 당신에게 따질듯이 무언가를 말했다고 치자.

그는 싸움을 걸었다.

그런데 당신이 그의 말에 대해 명료한 답을 해서 상황이 종료되었다.

이것을 당신은 논쟁했다고 하고 싸움했다고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