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법화경을 읽고 공왕불을 논하면 얼마나 좋을까.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8. 28. 17:56

오랜만에 제가 아는 닉으로 댓글이 확인되었어요. 공왕불 기도로 전향한 분입니다.

 

"나마 삳다르마 푼타리카 수트라는 법화경 부처님 말씀중에 수학무학인기품에 나오시는 공왕부처님의 명호이십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으신 주체가 바로 공왕부처님이시고, 그래서 말법시대인 서기 1,052년부터는 특히 "나마 삳다르마 푼타리카 수트라"로 기도를 하여야만 공덕을 받을 수 있답니다.

물론 정법시대, 상법 시대에도 그 공덕은 유효하였답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약사여래불 그리고 광명진언 모든 독경과 사경은 이미 시기가 지난 공덕을 쌓는 법입니다."

 

자신이 공왕불 기도자로서 자비로 알려주는 마음일 수 있지만 저로서는 거듭되는 이야기에 답답하네요. 그래도 지치지 않고 이 글을 적어봅니다.

 


 

첫째, 명호는 불보살의 이름입니다. 이미 공왕부처님이라고 불렀다면 그 부처님의 명호가 공왕입니다. 명호가 공왕여래이십니다. 그것으로 끝입니다. 공왕부처님의 명호가 나마 삳다르마 푼타리카 수트라라고 하는 것은 참 어색하죠.

 

공왕여래의 명호가 나마 삳다르마 푼타리카 수트라라는 말은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요? 본인이 모른다면 그렇게 주장하는 다른 이에게라도 물어서 출처를 정확하게 알아보고 밝히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부처는 스스로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누군가에게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것은 너무 이상합니다. 공왕여래 처소가 나오는 부분을 보면 석가모니 부처님이 그 처소에서 무상정등각심을 일으켰고 스스로 정진하여 무상정등각을 이루었다는 부분이 있습니다. 석가의 생애와 이 부분의 글을 잘 새겨 보세요. 

 

셋째, ~를 해야만 공덕을 받는다는 말은 어디에서 나옵니까? 지금껏 그런 가르침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법화경에서조차 그런 표현은 있지 않습니다. 법화경이 부처되는 경전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그것을 위해 중생의 근기를 따른 모든 방편이 여전히 가동 중입니다. 다시 말해 공덕없는 수행법은 없습니다.

 

넷째, 여래수량품을 이해한다면 모든 부처가 여전히 계심을 알 것입니다. 중생이 달라 그것을 알아차리기도 하고 모르기도 할 뿐입니다. 그런데 법화경을 읽는 이들에게는 모든 부처가 여전히 계시다는 점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러니 불보살에 따라 시기가 지났다고 말하는 것은 모든 불보살을 지금 이 순간 만나는 이들에게 적절하지 않습니다. 법화경에 맞지 않죠.

 

다섯째, 부처님 말씀과 대치됩니다. 지장보살은 글쓴이가 입에 올려 말하는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미륵부처 오시기 전까지 이 사바세계를 부촉받은 분입니다. 말세 말법시 후오백세에도 여전히 사바세계 중생을 담당하십니다. 그 가르침을 따는 것이 왜 지난 공덕입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아미타부처님에 관하여 석가모니 부처님이 설하신 경전이 정토삼부경입니다. 이 중 무량수경에서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먼 미래에 이 세상에서 불법이 망하고 모든 경전이 다 없어진다 하더라도 나는 자비한 마음으로 말세 중생을 가엾이 여겨 특히 이 무량수경만은 백 년을 더 오래 머물게 할 것이니라. 그래서 누구든지 이 무량수경을 만나서 그 가르침을 믿고 따르는 이는 그들의 소원대로 모두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을 것이니라"

 

이 문구를 보고 아미타부처님과 독경에 대해 지난 공덕을 운운할 수 있을까요?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정토는 법화경에도 나옵니다. 가르침을 믿고 따른다는 말은 그 가르침을 안다는 것과 이어져 있습니다. 누군가 알려주든 스스로 알든 아는 것이지요. 당신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이 아는 것의 가장 가까운 방법이 경전을 읽는 것입니다.

 

법화경을 보면 말세 말법시 후오백세를 언급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 문단 속에서 독경이 의미가 없다거나 사경이 의미가 없다고 이해할 그 어떤 구절도 없습니다. 오히려 법사들에게 읽고 쓰고 널리 알리라고 합니다. 법사는 특별한 이들이 아닙니다. 우리가 법을 받아 지니고 그것을 알린다면 법사입니다. 

 


 

자신의 이해를 나누는 것은 좋은 일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르지 않은 주장으로 누군가의 법도를 흐리는 것은 정말 큰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공왕불, 좋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누군가 의문을 제기할 때, 그에 대하여 답변이 될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노력은 해주었으면 합니다. 스스로를 위한 공부가 되고 유익이 될 것입니다.

 

저도 나무묘법연화경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부처님 명호이라고 주장하지 않으며 그것만이 공덕있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주장해야할 이유를 제가 지금껏 배워온 불교에서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주장한다면 제 불성이 부처님이 바라시는 길에서 멀어진다 이해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밖으로 꺼내어 남에게 전할 때에는 책임감을 갖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법화경을 근거로 주장하는 것이라면 적어도 법화경의 내용을 거스르지 않았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