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화경, 염불, 만트라
법화경으로 시작하여 염불을 합하면서 2가지의 수행을 병행하다가 마지막에 만트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수행하시는 분들도 아시겠지만 여러 가지를 하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모양이 여러 개이나 결국은 하나로 이어진다는 믿음 아래 조화롭기를 바라지만 뭔가 집중하고 늘 연결되어 있는 것이 어렵거든요.
처음 만트라를 수행하면서 꿈속에서 수련회 같은 곳을 갔는데 손님이었고 맛있는 밥을 먹었습니다.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밥 맛있는 곳인데 소속된 자가 아닌 손님. 만트라를 수행하는 무리에 대해서 제 처지가 어떤 것인지, 무의식이 가진 그림이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곳에 소속되는 것은 어려운 걸까요?
그 이후 해가 두 번 바뀌었습니다. 게으름을 피우면서 법화경도, 염불도, 만트라도 꾸준히 정진했다고 말하기 어렵긴 합니다만 아무튼 세 가지를 제 무의식이 어떻게 바라보는가를 가늠할 수 있는 꿈을 두 번 꾸었기에 적어보려 합니다. 두 번째 꿈은 스토리가 단순하지 않아서 첫 번째만 적어보겠습니다.
꿈속에서 국, 영, 수 세 가지 시험을 봤습니다. 국어와 수학은 잘 봤는데 영어는 풀지 못해서 빵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하게도 불안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이상하게도 아무렇지 않았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국영수가 제 세 가지 수행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이력과 현실에서의 제 수행을 생각하니 그래요. 결론적으로 법화경, 염불, 만트라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팁을 얻은 바가 되었으니 꿈은 잘 해석하면 유익합니다.
영어는 제가 대학에서 전공한 과목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국어, 수학보다 잘하는 것이 맞겠지요. 그런데 꿈속에서도 '공부를 꾸준히 안 했기 때문에 옛날처럼 영어를 읽기 어렵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염불을 집중적으로 하기 시작했습니다. 만트라는 일상 기도 수준으로 쭉 진행하고 있었고요. 세 가지 중 처음으로 시작했고 전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법화경은 옆에만 두고 읽지 않았습니다.
제 전공 같던 법화경 수행을 지속하지 않으니 전공한 영어에서 빵점을 받은 것처럼 아는 바가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왜 빵점을 받아도 마음이 편안한 것일까요?
저는 이렇게 알아집니다. 세 가지 수행이 다 진리를 향하므로 영어에서 빵점을 맞은 것처럼 한 가지를 놓친다고 불안할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어는 국어, 영어는 영어, 수학은 수학입니다. 공부자의 기본이며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세 가지를 두루 섭렵함은 매우 좋은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