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법화삼부경)육근의 청정

향광장엄주주모니 2023. 3. 12. 13:58

다 시절 인연입니다. 어머니가 받아놓으신 법화삼부경을 작년에 정리해 두었는데 이제야 읽어보고 싶어 졌습니다. 법화경은 많이 읽었지만, 무량의경도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도 읽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순서로 치자면 무량의경, 법화경,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이니 법화경을 읽은 자라면 그 이후를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처음 읽을 때에는 사실 머리에 담겨지는 것이 없는 법인데 그래도 와닿는 것이 있으니 법화경을 읽은 덕분인 것 같습니다. 뭐라고 떠들 만큼 정리되지 않지만, 결국 공의 자리를 아는 것이 진정한 참회임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참회의 이야기 중 육근의 청정을 언급하는 부분이 있어서 적어보려 합니다. 평소 육근 청정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면 잘 읽어보세요. 마음에 들어오는 바가 있을 겁니다.


시방의 부처님을 이미 친견하고 나면 꿈을 꾸되, 코끼리 머리 위에 한 사람의 금강인이 있어 금강저로써 육근을 인도하고, 육근을 인도하여 마치면 보현보살이 행자를 위하여 육근의 청정 참회법을 설하리라.

 

이와 같이 참회하되, 하루로부터 칠일에 이르면 모든 부처님의 현전삼매의 힘과 보현보살의 설법이 장엄한 까닭으로 귀는 점차로 업장 외의 소리를 들으며, 눈은 점차로 업장 외의 일을 보고, 코는 점차로 업장 외의 향기를 맡으며, 널리 설하는 일이 묘법연화경과 같으리라.

이 육근의 청정함을 얻고는 몸과 마음이 환희하고, 모든 악한 생각이 없으리라.

마음이 이 법으로 맑아져서 법과 서로 응하며, 또다시 백천만 억의 선다라니를 얻고, 또다시 널리 백천만억의 한량없는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리라.


육근의 청정을 이룬다는 것은 것은 결국 업의 장애로 한계 지어진 그 경계를 넘어선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같은 것을 봐도 동일한 이해에 이르지 못하는 것은 그가 볼 수 있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업의 장애는 이런 의미입니다. 육근의 청정을 이루면 우리는 실상을 있는 그대로 알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아무리 깊고 넓을지라도 말입니다.

 

경전을 읽을 때에도 동일한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업의 장애가 작용하다 보니 글자대로 읽는 것조차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육근의 청정을 입에 담는다면 진실하다고 보기 어렵죠. 예를 들어 1부터 10까지 단계가 있다고 할 때 1에 간 사람은 10을 이해할 수 없지만, 10에 이른 사람은 1이든 5든 어려움 없이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법화경에도 육근의 청정으로 이루는 많은 모습들이 상세히 기술되지만 불설관보현보살행법경에 나온 구절을 보면서 육근의 청정이 어떤 것인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