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 받을 그릇을 잘 닦는 것이 필요하다.
어느 한 순간 공부아닌 때가 없다. 그냥 그 안에 잠겨 사는지도 모르겠다.
오늘 아침 나절 카페의 어떤 글에 간단히 댓글을 달았다. 불자는 원하면 안되냐(?)는 글이었는데 이미 좋은 답이 있었지만 내 나름의 답을 적고 나서 물리치료를 다녀왔다. 치료를 받으면서 누워있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일었다. 그런 것 같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을 잠시 적어보려 한다. 안적어도 상관없을 글이지만 적어야 나누는 일이 될테니.
요즘 양현석이 시끄럽다. 작년에 사찰에서 연등 관련 작업을 하면서 어떤 분이 그랬었다. 양현석 아버지가 서울 거리에 연등을 달았다나 뭐라나, 그때 양현석이 그 일을 도왔다고 하면서 그리 복을 지어 지금 잘나가는 것 아니겠냐, 그러니 우리도 열심히 복을 지어야 한다는 그런 논조의 말을 했었다. 일하라고 독려하는 나름의 방편이겠지만, 복을 짓는다는 그런 생각을 크게 갖지 않던 터라 듣고 기쁜 마음이 일지는 않았다.
그런데 요즘 그 양현석이 아주 시끄럽지 않은가. 굳이 말하자면 꼬끄라지고 탈탈 털리고 있다. 이 쯤에서 이런 말이 하고 싶어진다. 복을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그릇으로 복을 받는가가 중요하다(예전부터 지금까지 생각하고 말하던 바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복을 원하고 받는 것은 사실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예를 들어 양현석처럼 엎어질 복이라면 너무 아픈 복일 뿐이다. 그렇지 않은가. 어느 순간 복을 받았다고 다 끝났다는듯이, 이것으로 족하다는듯이 말하는 이를 그래서 나는 경계한다. 바르지 않으면, 밝지 않으면 떨어지고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러니 복을 원한다면 마음부터 바르고 밝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게시판에서 물었던 불자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왜 선지식들이 그렇게 말했을까. 바라면 안된다는듯이 왜 말했을까. 그것을 제대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바라면 안되는 것이 아니라 바라는 그 마음자리를 잘 살피고 닦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물론 나의 이 의견이 선지식들의 뜻과 사뭇 다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유익함을 얻으면 좋은 일이라고 살짝 변명을. ㅋㅋ
불자들은 가족들 기도 많이 한다. 나 역시 가족들 기도 많이 하는데 우리가 고려하면 좋겠다고 평소 생각하는 바가 있다. 복이라 할 다양한 것들을 받게 해주세요가 아니라 그의 마음이 밝아지고 바르게 되고 그럼으로써 행복에 들게 하시라는 그런 발원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그릇이 온전해지지 않으면 복이 화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화가 될 복을 구하여 던져주겠는가, 그의 그릇이 견고해져서 어디에 내놓아도 탄탄하게 복을 받아 살아가도록 힘을 보태겠는가. 불자가 하는 가족 기도는 그런 기도였으면 좋겠다. 불자가 바라는 바는 그런 것이었으면 좋겠다.
복이든 무엇이든 바라는 우리 마음자리를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수 있다면 아마도 점차 편안하고 행복한 원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삶 자체가 점차 그런 원이 될 것이다. 그 어떤 선지식의 바라지 말라는 말이 장애로 작용할까. 탄탄한 그릇이 멀지 않을테니 쏟아지는 복이 얼마나 오래 갈 것인가. 행복해질 것이며 편안해질 것이다. 오늘 하루는 자신의 바라는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잠시라도 살피는 날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