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부대사의 심왕명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0. 25. 12:28

천상의 나팔꽃 카페에 승현스님이 올리신 것을 가져왔습니다.

어제 카페에서 어떤 분과 '마음의 작용'에 대한 글을 주고 받았는데, 그리고 나서 우연히 열어본 글이 심왕명입니다.

역시 불법의 작용은 미묘합니다.

카페에 가면 늘 가는 곳이 정해져 있습니다.

가지 않던 곳이고 다른 때 같으면 제목만 봐도 열지 않았을 글을 그냥 열게 되네요.

마음의 작용, 불성, 참나에 대한 생각들.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부대사(傅大士, 497~569)의 심왕명心王銘

觀心空王(관심공왕) 심공왕(광대무변하게 텅 빈 마음왕)을 관찰하니
玄妙難測(현묘난측) 매우 깊고 오묘하여 헤아리기가 어렵도다.

無形無相(무형무상) 형태도 모양도 없지만
有大神力(유대신력) 크나 큰 신령한 힘 갖추어서
能滅千災(능멸천재) 천 가지 재앙을 잘 소멸시키며
成就萬德(성취만덕) 만 가지 덕을 성취하네.

體性雖空(체성수공) 심왕의 본바탕 성품은 비록 텅 비었지만
能施法則(능시법칙) (자체의 무량공덕과 작용의) 법칙을 잘 시행하도다.

觀之無形(관지무형) 살펴보면 형태가 없는데
呼之有聲(호지유성) 부르면 예하고 소리낸다.

爲大法將(위대법장) 대법大法을 펼치는 장수將帥라서
心戒傳經(심계전경) 마음의 계로써 경을 전한다.

水中鹽味(수중염미) 물속의 소금맛과
色裏膠淸(색리교청) 물감 속의 아교의 맑음은
決定是有(결정시유) 분명히 있지만
不見其形(불견기형) 그 형태는 볼 수 없도다.

心王亦爾(심왕역이) 심왕도 이와 같아서
身內居停(신내거정) 몸 안에 머물러 있어서
面門出入(면문출입) 눈 귀 코 등 감관으로 드나들며
應物隨情(응물수정) 사물에 응하며 물정을 따르고
自在無碍(자재무애) 자재하며 걸림이 없어
所作皆成(소작개성) 행하는 것마다 모두 이루어진다.

了本識心(요본식심) 마음의 근본을 철저히 깨쳐 심왕을 알면,
識心見佛(식심견불) 그 앎이 바로 부처를 봄이라네.

是心是佛(시심시불) 이 마음이 바로 부처요
是佛是心(시불시심) 이 부처가 바로 마음이로다.

念念佛心(염념불심) 생각 생각이 부처 마음이기에
佛心念佛(불심염불) 부처 마음으로 부처를 생각한다네.

欲得早成(욕득조성) 속히 부처를 이루고자 하는가?
戒心自律(계심자율) 계의 마음으로 스스로의 계율을 삼으면,
淨律淨心(정율정심) 그 청정한 계율은 바로 청정한 마음이라서
心卽是佛(심즉시불) 그 청정한 마음이 곧 부처로다.

除此心王(제차심왕) 이 심왕 밖에는
更無別佛(갱무별불) 다시 별도의 부처는 없으니,
欲心成佛(욕심성불) 부처가 되기를 바란다면,
莫染一物(막염일물) 어떠한 경계에도 물들지 말라.

心性雖空(심성수공) 마음의 본성은 비록 텅 비었지만,
貪瞋體實(탐진체실) 탐욕과 성냄의 바탕은 단단하다네.
入此法門(입차법문) 그러나 이 심왕의 문에 들어와서
端坐成佛(단좌성불) 단정히 앉아서 부처를 성취하라.

到彼岸已(도피안이) 그리하여 피안에 이르고 나면
得波羅蜜(득바라밀) 이것이 바라밀을 얻음이라네.

慕道眞士(모도진사) 도道를 흠모하는 선비는,
自觀自心(자관자심) 스스로 자기 마음을 관하여
知佛在內(지불재내) 부처가 자기 안에 있음을 알아서
不向外尋(불향외심) 밖을 향해 찾지 말라.

卽心卽佛(즉심즉불) 마음이 바로 부처요
卽佛卽心(즉불즉심) 부처가 바로 마음이다
心明識佛(심명식불) 마음이 밝으면 부처를 알게 되고
曉了識心(효료식심) 아주 밝게 깨치면 심왕을 알게 된다.

離心非佛(이심비불)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가 없으며
離佛非心(이불비심) 부처를 떠나서는 마음이 없도다.

非佛莫測(비불막측) 부처가 아니면 (정법을) 헤아리지 못하고
無所堪任(무소감임) (정법을) 맡아 감당하지 못하나니,
執空滯寂(집공체적) (이승이) 空을 집착하고 고요함에 막히면
於此漂沈(어차표침) 여기서 떠돌다 침몰한다.

諸佛菩薩(제불보살) 모든 부처와 보살들은 이렇게
非此安心(비차안심) 空과 고요함에서 마음을 쉬지는 않는다.

明心大士(명심대사) 마음을 밝힌 큰 선비는
悟此玄音(오차현음) 이 현묘한 소식 깨달아서
身心性妙(신심성묘) 몸과 마음의 본성은 오묘하여
用無更改(용무경개) 자꾸 써도 다시 고칠 것이 없다.

是故智者(시고지자) 이런 까닭에 지혜로운 이는,
放心自在(방심자재) 마음을 내려놓아 자재롭다.

莫言心王(막언심왕) 심왕이 텅 비었다고
空無體性(공무체성) 바탕의 성품까지 없다고 말하지 말라.
能使色身(능사색신) 능히 몸뚱이 부리며
作邪作正(작사작정) 삿된 일도 하고 바른 일도 한다.

非有非無(비유비무)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며
隱顯不定(은현부정) 숨고 나타남에 일정하지 않으니,

心性離空(심성리공) 심성은 空을 떠나서
能凡能聖(능범능성) 능히 범부도 되고 성인도 된다.

是故相勸(시고상권) 이러한 까닭에 그대에게 권하느니,
好自防愼(호자방신) 기꺼이 번뇌를 막고 스스로 삼가라.

刹那造作(찰나조작) 잠깐이라도 업을 지으면,
還復漂沈(환부표침) 다시 떠돌다 가라앉는 지경으로 돌아가리라.

淸淨心智(청정심지) 청정한 심공왕의 지혜는
如世黃金(여세황금) 세상의 황금과 같고,

般若法藏(반야법장) 반야의 법 갈무림은
並在身心(병재신심) 몸과 마음에 두루 갖추어져 있다.

無爲法寶(무위법보) 조작 없는 무위의 법보는
非淺非深(비천비심) 얕지도 깊지도 않으니
諸佛菩薩(제불보살) 모든 부처님 보살님들은,
了此本心(요차본심) 바로 이 근본 심공왕을 깨달았도다.

有緣遇者(유연우자) 인연 있어 이 심왕명을 만나는 이는
非去來今(비거래금) 과거 미래 현재에 갇히지 않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