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의 위로
어제 오늘 모 카페에서 내 글에 댓글을 달아준 사람이 있다. 나를 비난하는 사람의 댓글에 이어 댓글을 달아주었다. 비난하는 이에게는 미안하지만, 그에게 들으라는 듯 나를 옹호해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 논쟁이라도 벌어지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조용했다. 어제도 오늘도 그 글로 인해 혼자 웃었다. 나만이 알 수 있는 웃음이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는 산책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힘들어하는 나에게 부처님이 작은 위로를 건네주신 게 아닐까', '그 순간 나를 위로하기 위해 부처님의 화신이 나타나 잘하고 있다고 상심하지 말라고 말해준 것은 아닐까'
작년인가 법화경을 읽으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여러가지 신묘한 현상들과 가피를 말하는 법화경 공부자의 글을 보면서 '나는 이런 것이 없어도 부처님 법을 받아들이니까 그런 현상이 드러나지 않는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내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지니고 법대로 살고 있다는 것이, 부처님과 함께 한다는 것이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짝사랑이 아닐까' 그런 생각으로 마음 한켠이 늘 불안했다.
고민의 날을 지내다가 꾼 꿈을 아직도 잊지 않는다. 꿈에서 나는 한 사무실의 막내였다. 장이 주관해서 회의를 한다고 하는데 막내인 나도 들어오라고 했다. 거기에서 사원에 대한 평가를 받았다. 4가지 분야에서 다 98점을 받았다(맞을거다). 높은 점수였다. 그리고 그 조직의 장이 어떤 평가를 내렸는가를 확인했는데 이런 글이 써있었다. '인간의 글 중 이렇게 정리 잘된 글을 본 적이 없다.'
꿈을 꿀 때는 몰랐다. '내가 무슨 글을 썼다는 거지?' 나중에 생각해보니 아침 운동 삼아 걸을때마다 부처님이나 스님을 대상으로 여러가지 일, 상황들에 대해서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했었다. 그런 것들이 글이라고 표현된 것 같았다. 누군가는 무의식의 장난스런 작용이라고 말할지도 모르지만, 그 꿈을 통해서 부처님의 위로와 격려를 들었다고 생각한다. 너 지금 잘 하고 있으니 걱정말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