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의 성공은 어디에서 올까.
그냥 개인적 생각, 주변에서 알게 된 상황에 대한 초보불자의 생각이다.
작년에 사찰에서 범종불사를 했다. 주지스님은 경제도 어려운 이 시기에 대중들에게 불사를 권하는 것이 스스로 편하지 않다는 말을 법회에 모인 이들 앞에서 몇 번인가 언급하셨다. 대중들의 곤함을 이해한 따뜻한 마음에서 나온 말이겠지만 그런 마음이라면 하지 않는 것이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었다. 비록 우리가 힘든 상황이지만 이 불사를 통해 동참하는 이들, 또 함께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복이 되도록 하겠다는 견고한 뜻과 원력을 세우고 그런 맥락에서 동참을 권유했다면 더 밝은 불사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부처님의 일이 아닌가. 좋지 않은 시절에 일으키는 불사라면 그 어느때보다 견고한 원력을 세워 이 불사로 반드시 모든 이들이 참으로 편안하게 하리라 하면서 함께 하는 이들의 마음을 밝혀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러 번 고민을 했는데 결국 아직까지 범종불사에 동참하지 않았다.
몇일전 우연히 이 불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에 불사는 끝났지만 들은대로라면 불사금은 필요한 재정의 반정도가 모인 것 같았다. 이런 표현이 조금 불편했는데, 누군가 말하길 성공하지 못한 불사라고 했다.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어려운 시절이 답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본다. 우리의 경제적 상황은 다 다르고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갑을 열어 힘을 보태기도 하고 풍족함에 불구하고 지갑을 닫기도 한다. 만약 10사람이 있어서 똑같이 불사라는 이름을 걸고 일을 추진할 때 어떤 사람, 어떤 상황이면 그 일에 동참하고픈 마음이겠는가. 왜 성공하지 못한 불사가 되었는지에 대해 다른 무엇을 말하기 이전에 자신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사의 성공은 어디에서 올까? 단순하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그 누구든지 불사를 일으키는 사람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향기롭게 물들이고 흔들만큼의 좋은 뜻과 견고한 원을 세운 후에 일을 도모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