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불자의 처신을 묻는 사람(1)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9. 11. 09:30

며칠 전 불교 카페에 불자로서 어찌 처신해야 하는지 묻는 글이 올라왔다.

10년 동안 한 업체에서 된장을 사먹었는데, 오배송 등으로 사장과 약간의 마찰이 있었지만, 제품이 맘에 들었기에 계속 사먹었는데 이번에는 고기 근막같은 하얀 물질이 있어서 그로 인해 제품반송과 환불을 요구하는 과정에 있고 사장의 대응을 보면서 고민이 생긴다는 것이다.

자기야 안먹으면 그만이지만, 식품을 제조하는 사장이 제품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바르게 대처하지 않으니 그냥 두기에는 다른 고객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 피해를 봐야 하는가 걱정이 되니 신고를 할지 말지 갈등하고 있다는 것이다.


부처님이 앞에 계시다면 너의 생각은 당연하고 사람을 걱정하는 마음이 인자하니 참으로 좋은 일이라고 칭찬하실까?

너의 마음을 잘 살펴보라고, 그리고 그 화를 떠난 뒤에 다시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실 것 같다.


그 분의 글을 읽으면서 좀 이상했다. 자신의 생각이 타당함을 이런 저런 표현들로 나타내고 있었다.

물론 고객을 위하는 그 마음이 있었겠지만, 감정이 많이 느껴졌다.

사장이 제대로 대응안하니 화가 났구나. 이게 사실은 가장 강하게 느껴졌기에 불자의 처신을 묻는 그분에게 다소 딱딱한 어조로 글을 적어주었다.

내 글에 대한 반응 또한 감정적이었다. 사용된 어휘가 그랬다. 자신의 입장을 폭풍처럼 몰아붙이며 풀어낸 뒤에 마지막에 적은 문장, 즉 조언해줘서 고맙다, 질문이 거슬렸다면 미안하다는 그의 말은 정말... 글에서 내내 느꼈던 이상함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순간이었다.

격식을 갖췄지만 진심이 하나도 없는, 겉으로는 그럴 듯 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않은 그런 씁쓸함이 느껴졌다.


불자의 처신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