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사소한 것에 드러나는 욕심, 집착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1. 18. 21:57

오랜만에 놀러온 동생부부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매실청을 챙겨주기로 했다. 작년 지인의 소개를 통해 매실농원에 가서 어렵게 따온 매실로 담근 것인데 며칠전에 항아리에서 덜어 먹어보니 제법 맛이 좋았다. 다소 작은 항아리였고 올해 새로 담근 매실청이 숙성될 내년까지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이 주는 것이 아까운(?) 신경쓰이는 마음이 일었다. 작은 병으로 하나 담아주겠다고 말했다. 말하고 나서 작은 생수통을 찾고 보니 너무 작은 것이다. 어머니가 조금 큰 통을 찾아놓은 것이 있어서 그 통으로 하나 담아주면서 혼자 웃었다.


지난 여름에 지역축제를 다녀오면서 지인이 머리핀을 선물해주었다. 호박핀인데 한복을 입을 때 해보니 제법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리핀을 본 다른 지인이 자기 손녀가 하면 딱 좋겠다며 탐을 냈는데 주겠다는 말을 하는 대신 남의 것을 바라는 저 마음을 어이할꼬 했다. 3개월이 지난 어느날 머리핀을 그분에게 드렸다. 웃지는 않았다.


매실청을 두고 머리핀을 두고 웃기도 하고 웃지 않기도 했지만 똑같은 것을 보았다. 귀하게 여기는 것에 대한 욕망, 욕심, 집착. 사소하지만 내가 좋아하고 귀히 여기는 것에 대한 마음을 보았다.

그것에 매이는 마음을 벗어나고 정리하는데 머리핀은 3개월이 걸렸고 매실청은 잠깐 걸렸다. 

지난번에는 머리핀이었고 이번에는 매실청이었다. 다음에는 무엇이며 얼마나 걸릴까?

이렇게 지나고 지나서 아까운 것이 없으면 좋겠다. 걸리는 것이 없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