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직하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1. 6. 30. 16:06

내가 일했던 시설은 발달장애인 생활시설이다.

2년이 채 안 되는 기간이지만 많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무던히 견뎌왔다.

내가 겪어야 하는 것이 있어서 만났다는 생각,

겪을 것이 있다면 피해도 동일한 현상이 일어나리라는 생각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이제 사직을 결심한 것은

그 어지러운 시간을 지내오면서도 끊어내지 못하고 끌려가는 내 모습이

버려야 할 습일지도 모른다는 또 다른 자각 때문이었다.

끊어야 할 인연, 떠나야 할 인연에 얽혀가는 어리석은 내가 있다.

아마도 도래샘의 시간은 그것을 위한 시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군에서는 15년이 걸렸고 도래샘에서는 2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오랜만에 합창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시설의 원장, 팀장, 선임교사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어지러웠다.

여전히 그들이 내 마음의 한켠을 차지하고 있는 불편함.

그러다가 그냥 인과에 맡기기로 했다.

인과가 엄연하니 지은대로 펼쳐질 날들에 그들을 맡겨 버리고

나 역시 지은대로 펼쳐질 날을 믿기에 잘 지어가는 것으로 충실하련다.

 

갑자기 마음이 편안해졌다.

걱정보다는 새로운 날에 대한 기대, 섭섭함보다는 시원함만이 온전한

족쇄에서 해방된 좋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