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을 위한 대토론회
사찰을 위한 대토론회를 하니 좋은 의견을 제시하라는 공지사항을 읽었다. 내용을 읽고 나서 다소 부정적이 생각이 일었다. 나의 삐딱선일지도 모른다. '지금도 좋지만 어떻게 하면 더 좋아질까요?' 일지도 모르니 말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이 글은 '아닐 수도 있다'에 무게를 두고 적는 글이다.
사찰의 일은 철저하게 청정한 불심에서 일어나야 하고 진행되어야 하고 마무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견고하고 강력한 청정 불심이 있다면 모든 일들이 원만한 결과를 향하여 나아가게 된다고 믿는다. 왜냐하면 지혜가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며 법계의 옹호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며 불자들이 점차 선한 뜻을 세우고 선한 힘을 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루어질 수 밖에 없으며 그게 법계의 이치라고 일개 재가불자인 나는 진심으로 믿고 있다. 대토론회가 좋지만은 이것은 어찌보면 이런 대토론회가 필요할만큼 사찰에 아쉬움이 있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그러니 만약 그런 상황이라면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청정한 불심을 가르치고 배우는 그 일을 충분히 잘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시급하고 중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 수행과정 중에 있다. 그래서 완벽하지 않으며, 실수를 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수행자이기에 점차 허물을 알아차려 참회를 하는 것이며, 한 번에 끊지 못하더라도 조금씩 고쳐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해가 거듭해도 변하지 않는다면 그의 수행은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대토론회에 앞서 각자 그런 시간을 갖는다면 소소한 토론으로도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찰은 괜찮은 건가. 잘모르겠다. 올해 들어 사찰에 잘 나가지 않는다. 더 이상 스님과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금 명확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청정불심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법계는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무엇으로 가리든 결국 합당한 결과에 이르게 될 뿐이다. 그러니 좋은 결과를 원한다면 투입을 그에 합당하게 해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 불법의 세계는 불심과 정성으로 이루어진다. 그것을 떠나 부처님의 일을 주장하는 것은 마치 로마법을 따르지 않고 로마에서 안전하기를 바라는 것과 같아 불안한 일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