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지식에게 배워야 하는 신묘한 현상에 대한 자세
내가 즐겨읽었던 황전스님의 글에 '관세음보살 족자'에 대한 글이 있었다.
내용이 완전히 기억나지 않는데 신묘한 일이 일어나는 족자였고 마음이 혹할만한 족자였다.
이 신묘한 족자를 스님이 얻게 되었을 때 어떻게 처리했는고 하니 고민을 한 후에 가차없이 버려버렸다.
누군가는 이 족자를 버리는 것을 아쉬워했다고 했는데 스님 판단에 나도 동의한다.
만약 그 신묘함에 빠져 머물렀다면 스님의 공부는 그곳에서 멈췄을 것이고 샛길로 빠졌을 것이다.
신묘한 일들에 대한 많은 스님들의 글을 읽어보면 한결같이 말씀하시는 것이 있다.
'그냥 넘어가라, 꾸준히 하던 공부 해나가라' 하신다.
신묘한 현상, 그것에 머무르는 것이 정말 유익하고 좋은 일이라면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상황마다 다를 수 있지만, 그 다른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힘이 없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안전할까.
선지식들의 한결같은 가르침에 의지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의견인데 이런 질문을 하면 무엇이 바른가에 대한 나름의 판단을 할 수 있다.
'부처님이 무엇을 가르쳐 오셨는가. 그 가르침과 지금 이 모습이 일치하는가. 이 일로 내가 밝아질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찜찜함이 일어난다면 던져버리는 것이 좋다.
그러니 부처님이 무엇을 가르쳐오셨는지 경전을 읽어 바르게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점차 외부에서 일어나는 마음 혹하게 하는 현상과 말들에 이리 저리 흔들리지 않고 적절하게 중심을 잡을 수 있다.
형상에 속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 형상이라고 다 부처님이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 사례가 없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형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가르침에 비추어 바른가로 마주해야 한다.
여차하면 '너는 부처인가'라고 따질 수 있어야 한다.
(이 상황에 쓰는 말은 아니지만) 부처가 나타나면 몽둥이로 때려 없애버리는 것이 수행하는 우리 모두에게 때때로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