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선택의 자유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1. 7. 10:05

글을 끄적이다가 12시에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랜 시간 잠들지 못했다. 눈을 감으면 움직이고 떠오르는 영상 비스무레한 것들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생각을 따라 강박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어차피 나로 인연하여 일어나는 것이니 그저 마주해볼까 싶다가도 거북함이 커져 눈을 뜨고는 했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오랜만에 일찍 일어났다. 이른 시간 잠에서 깨어도 몸을 일으키기 싫어 미적거리다가 늦게야 일어나고는 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잠자리를 벗어나는 것이 힘들지 않았다. 어머니보다 먼저 일어나는 기염을 토하며 간단히 염불, 법화경 독경을 하고 아침식사를 준비했다. 

 

아침시간을 얻으니 여유가 생긴다. 정말 오랜만에 오전 산책을 나갔다.

 

 

 

날이 쌀쌀하니 사람들이 많지는 않지만 오뚜기처럼 옷을 잔뜩 껴입고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다르지 않아 웃음이 난다. 이유 없이 축복을 전하는 마음이 되어 건강하기를, 행복하기를 기원하며 부지런히 염주를 돌린다. 만트라를 읖조리면서도 여러 가지 생각들이 움직이니 참 산만하다 싶은데 다행히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생각들이 있어 좋다.

 

어느 순간 생각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니 나의 그것이 숙명론자의 생각과 비슷한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무엇일까를 곰곰히 살피고 고민하던 중 '선택의 자유'에 다다르고 만다. 정해졌다고 보여지는 모든 것은 결국 순간순간의 선택이 만들어낸 것 결과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게 보면 정하는 것은 자신이다. 오늘 선택의 폭이 제한되는 것은 어제 내가 만든 것이지만, 오늘 그 제한된 폭에서도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미래는 엄청 달라질 것이다.

 

아침의 산책은 '선택의 자유'를 다시금 생각하게된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