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에 갇혀 수행하다.
습은 정말 깨어버리기 어렵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렇게 변화해왔다고 스스로 말하면서도 여전히 게으름의 습에 갇혀 있는 나를 본다. 요즘 언니 가족을 위해 법화경 3번을 읽어주겠노라고 약속했는데 이제 1번을 읽었다. 다른 때와 달리 전화통화가 잦아진 언니를 보면서 이 법화경 독송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 그러면서도 몸과 마음이 말을 잘듣지 않으니 습은 지독한 것 같다.
생각해보면 수행하는 사람들조차 자기의 습에 갇혀 그 한계 안에 머무르면서 그것이 당연한 일인듯이 받아들이고 주장하며 수행한다. 하나만을 꿰뚫었으면 이미 상당한 경지일 것이란 생각드는 어느 수행자가 떠오른다. 그의 습이 그런 것인지, 알 수 없는 과거생에 세운 원이 그런 것인지 모르지만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불교로 돌아온 것 같다. 그러면서 또 다른 불교 가르침에 심취해있다. 자기 마음의 습을 넘어서기 어려운 사람을 보았다고 생각든다. 나는 그런 사람이야라는 깊은 생각이 자리하고 있지 싶다.
몰라서 행하지 못함은 아직 그의 근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지만, 알아도 행하지 못함은 습에 젖은 몸과 마음때문일 것이다. 무엇이 더 위험할까. 모르는 것의 폐해를 부처님이 이미 말씀하셨지만 오늘은 알아도 행하지 못하게 만드는 습의 지독함을 말하고 싶다. 몰랐던 이는 알면 행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지만, 알면서도 못하는 사람은 언제 변한다는 희망을 가질까.
안다는 자체가 정말 보배이지만, 그것마저 별 볼일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습을 오늘은 조금 깨어보자. 마음이 가는 길을 역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습은 벗어나기 어렵다. 나를 보면 알겠다. 어렵지만 벗어나겠다. 나의 원, 결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