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쓸데없이 머리쓰며 사는 것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10. 21. 07:58

요즘 나는 (세상에서 보기에) 어리석은 사람이다.

어리석지 말라고 옆에서 이야기하는 동료가 있는데 나는 계속 어리석고 싶다.

아니, 이 어리석음이 편안하게 받아들여지는 환경이 되었으면 한다.


불교 공부하면서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드러내놓아 좋을 것이 없는 것을 굳이 표현하지는 않겠지만 이것을 저것이라 하든가 저것을 이것이라 하는 것이 싫어졌다.

그냥 안과 밖이 일치한 삶이 그대로 편안하게 느껴졌다.

가릴 것 없는 편안함이 삶으로 그대로 이어졌던 것 같다.


그런데 이 편안함과 일치감이 취직하면서 위협받고 있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이용인 부모의 눈치를 보면서 트집을 잡힐까 전전긍긍하는 모습.

그 속에서 잘 가리고 잘 응대하는 것이 현명한듯이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 같다.


10월 파트너가 된 사람은 귀에 염증이 생겨 물이 흘렀다.

그 전에는 두통이더니, 화장실 배변 문제에 염증까지 편안하지 않다.

그렇게 쓸데없이 머리쓰며 살고 있으니 아픈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가 보고 있는가에 따라 나를 바꾸고 싶지는 않다.

그냥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바꾸면 되는 것이지, 나를 이리 저리 바꿔가면서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복지시설에서 일하는 것이니 사람에 대한 사랑, 존경을 마음에 담고 성실하게 내 할 도리를 해나가는 것에 힘쓰고 싶다.


돌아오라. 불자여.

오염된 마음을 청정케 하여 다시 돌아오라.

자꾸 물들어가고 휩싸이는 나를 바라보면서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온전히 평온했던 날로 돌이키려 한다.

그 평온으로 세상이 물들기를.


쓸데없이 머리쓰며 살지 말자.

부처님 가르침으로 보건대, 그것이야말로 괴로움으로 이끌어가는 어리석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