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아직 머물러있는 인색의 마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16. 08:35

자비를 배우고 자비가 배이고 있다고 생각했을 때 꿈을 한번씩 꾸면 웃음이 나왔다. 이런 어이없는 사람같으니라구 했다.

다음에 자세히 적을 기회가 있겠지만 꿈 속에서 이랬다. 책상 서랍 가득 빵이 있는데 하나를 줄까 둘을 줄까 이 사람을 줄까 저 사람을 줄까 고민하기도 했다. 우유팩이 가득 쌓여 있는데 혼자 가지고 있기도 했다. 어떤 때는 가난한 듯한 여자 아이의 고운 마음을 느껴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사주겠다고 하다가 7, 8명의 아이들이 먹고 싶다고 이것 저것 가져오니 아까운 마음, 이용당하는 것 같다는 마음이 들어 화를 내기도 했다. 돈 봉투를 나눠줬다가 그 사람들이 마음대로 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회수하기도 했다.

꿈을 깨고 나면 뭐냐, 너는?이라고 스스로에게 물었다. 인색에 쩔어 내 것이라 생각하고 아까워하는 그 마음이 나라 생각하니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싶어 부끄럽기도 웃음이 나기도 했다.


물질에 대한 베품은 아니지만 오늘 새벽꿈에서는 충분하지 않지만 조금은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보여 다행이구나 싶었다. 충분하지 않고 여전히 부끄러운 지점이 있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기도 하고 사람들이 입을 모아 비난하는 이를 따뜻하게 대하기도 했다. 단순한 상황은 아닌데 그런 꿈들이었다. 하늘처럼 넓은 그 인색의 바다에 자비 한 점이 찍히는 그런 순간인가 한다.


꿈은 나에게 그렇다. 무의식의 단상을 보여준다. 나도 모르는 나. 어제 글을 읽다보니 부처님의 가르침 중 점을 보지도 해몽하지도 말라는 글을 누군가가 올렸는데 그 글을 읽으면서 참으로 맞는 말이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꿈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이나 해석이 부처님 말씀하신 해몽과는 좀 다른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집착하지 않는다. 필요한 부분을 취하고 버린다.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참고할 뿐이다. 밖으로 구하지 않는다. 내면을 바라보는 하나의 창구라고 생각한다. 경전에서 말하는 육근의 청정이 드러날 수준 아니라서 알아야 할 바를 살짝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좋지 않은가? 꿈을 통해서 반성하고 바르게 나아갈 힘을 얻는다면. 마음내어 구할 바는 아니지만 펼쳐진다면 무슨 의미인가를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수행하면서 내가 바뀌듯 꿈도 바뀐다. 멋진 일이다. 그저 살아간다면 손대지 못하고 나를 움직이는 힘이 될 무의식을 불성으로 채워간다는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