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얼굴이 좋아졌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9. 6. 15:03

한달여만에 친구를 만났다.

둘 다 합창단에서 만났는데, 한 명은 아직 합창을 하고 있고 한 명은 몇달 전에 합창을 그만둔 친구다.

나는 잠깐 쉬고 있으니 그 중간 정도이려나.

현역 친구가 말하길, '얼굴이 좋아졌다. 뭔가 편안해진 것 같다'고 했다.

다행이다. 얼굴이 좋아져서.


가끔 거울을 보거나 스스로 느껴지는 냄새를 두고 '내가 잘 살고 있나' 생각할 때가 있다.

그냥 예쁘게 보이거나 못생기게 보이는 것과는 결이 다른 이야기다.

얼굴이 환하거나 눈이 맑거나 그런 때가 있다.

한동안 낯빛이 칙칙하기도 하고 눈 흰자위가 맑지 않다 느껴졌는데 좋아보인다니 나쁘지 않다.

굳이 적자면 개인적으로는 괜찮다거나 좋다는 수준은 아닌데 그리 보인다니 의외이긴 하다.

하긴 부처님을 가까이 하고자 많이 돌이키는 날 속에 있으니 좋은 흐름 속에 있기도 할 것 같다.

요즘은 스스로에게 나는 냄새가 좋지 않게 느껴져서 살짝 신경쓰인다.


법화경에 보면 얼굴이나 몸의 상태, 냄새에 대해서 언급되는 구절들이 상당하다.

과거에 의한 오늘이겠지만 오늘에 의해 또 다음의 오늘이 조금씩 변화한다는 것을 믿는다.

단순하게 예쁘고 못생기고의 차원이 아닌, 경전에서 말하듯 온전한 근을 갖춰감이 모습으로도 나타나리라 믿는다.


매일 보는 거울에 어떤 얼굴이 보이는가.

부처님을 묘사한 밝은 형체가 나에게도 나타나기를 발원한다.

속사람이 바뀌어 겉사람이 바뀌는 것이니 가르침을 따른 수행을 통해 겉과 속이 온전히 변화하기를 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