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오늘이 쌓이면 행복에 가까워질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2. 2. 21:28

낮에 운전하다 마주한 차량, 사람에 대한 생각이다.


집이 먹자골목과 인접해 있어서 큰 길로 접어드는 골목은 차량의 운행이 많았다. 낮이면 큰 길이든 골목길이든 한가할 법도 한데 연휴를 시작하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주유를 하기 위해 골목길을 나가니 큰 길 상황이 좋지 않았다. 큰 길로 나가기 위해 샛길에서 우회전을 해야 하는데 2차선 진입 지점에 차량 한대가 정차해 있어서 1차선으로 바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마침 내가 들어서야 하는 도로는 신호등 빨간불에 걸려서 이미 차량이 늘어서 있었고 큰 길에서 샛길로 빠지는 차량들을 위해 약간의 공간을 두고 차량들이 서있는 상태였다. 앞으로 차량을 붙여주면 차머리를 밀어넣을 수 있겠건만 앞 쪽에 있는 차량은 움직이지 않았다. 끼어들 공간이 되지 않아서 1차선의 차량 옆으로 상황이 되면 진입하겠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 차머리를 가까이 붙였다. 다행히 2차선으로 들어오는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그 때였다. 내가 차량을 움직이자 큰 도로에서 내가 서있는 골목길로 들어오는 차량을 위해 벌여놓은 공간을 없애며 1차선 뒤에 있던 차량이 서서히 전진했다. 신호등이 바뀌어 차량이 전진하면 들어가고 싶다는 표현을 하기 위해 창문을 내리고 그 차량 운전자쪽을 바라봤지만 가족을 태운듯한 남성은 너 끼워주지 않겠다는 뜻을 표현하듯 내가 앞쪽에 있는 차량 옆으로 차머리를 서서히 붙이자 공간을 없애며 전진했다. 내 쪽으로 시선을 주지 않았고 전화기를 붙잡고 있었다. 공간을 없애기에는 시기상조였고 내가 움직이자 공간을 없앴기에 마음씀이 어떠한지가 여실히 느껴졌다. 


씁쓸했다.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쓰는 것을 보니 좋은 일 생기기는 어렵겠다. 계속 저런 마음을 쓰면서 살아간다면 이를 복이 과연 있을까. 나에게 호의를 베풀지 않아서 배려를 하지 않아서, 그래서 기분 좋지 않아서 드는 생각이 아니다. 그냥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한다. 지금 하는 행위가 앞으로 무엇으로 이어질지는 누구나 대략 짐작 가능하다. 좋을지 나쁜지 가늠이 가능하다. 그게 우리 삶을 흐르는 이치이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급한 일이 있거나 남 사정을 봐주고 싶지 않은 개인 입장이 있을 수 있지만 너무 쉬운 복짓기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된 삶을 살고 싶다면 복을 짓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오늘 내가 짓는 마음과 행위가 결국은 내 복이 된다. 좋은 것을 쌓고 있는지 나쁜 것을 쌓고 있는지를 한번쯤은 곰곰히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어떻게 살았는가. 오늘같은 날이 쌓이면 행복에 가까워질지 멀어질지 가끔은 생각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