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꿈, 인연의 움직임
일주일 정도 됐을 것 같다. 꿈의 내용을 상세히 밝히긴 어렵지만, 과거의 인연자들이 나오는 꿈, 과거에 꾼 꿈의 상황에 들어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꿈, 남녀에 대한 꿈들을 많이 꾼다. 아마도 이제 좋지 않은 인연의 과보를 끝낸 그 자리에서 다시 인연을 맺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마음이 투영된 듯 하다. 연애, 이런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만남에 대한 것이다.
사실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이 불성의 자비와 지혜에서 나오는가이다. 수행을 한다고 해도, 자비를 마음에 담는다 해도, 지혜로 바라본다고 해도 여전히 탐진치의 삼독은 여기 저기 교묘하게 스미고 작용해 그 본질을 흐리게 하기에 여러날을 생각해도 이리 저리 마음이 움직인다. 주도적으로 생각을 정리해보기도 하고 그저 부처님 앞에 맡겨보기도 하는데 답이 명확하지 않다. 아직은 마음을 흐리는 것들이 많이 남아있는 듯 하다.
꿈의 내용으로 보건대 전과는 다르다는 것은 알겠다. 그냥 마구 얽히는 것이 아니다. 어떤 때에는 내가 마음의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 상대가 나를 놓아주는 것도 같다. 이것이 가장 적절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처럼. 오늘은 내가 어떤 장소에 머무르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헤어질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탐진치에 휘둘리고 좋지 않은 인연의 과보로 얽히는 그런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 같은 자리라도 다른 모습으로 마주하고 싶다. 밝힐 수 있는 자리라면 나아갈 것이고 내 능력을 벗어난다면 거리를 두고 싶다. 능히 밝힐 힘이 갖추어졌을 때 마주하고 싶다.
며칠전에 누군가가 부처님 전에 기도하여 나온 답이 나였다고 하면서 함께 사찰의 일을 하자고 했는데 거절했다. 나의 말을 수용해줘서 감사하긴 한데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기도의 결과였다면 그것대로 밀고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 거절하고 나서 신경이 많이 쓰이는데 그 복잡한 심경 속에서 탐욕, 질투, 시기의 마음을 보았다. 그런 마음자리가 아니고 선한 뜻만 남았다면 다시 생각했을텐데 밝지 않은 마음이 작용하니 내 마음 밝히는 날 되도록 힘써야겠다.
모든 것이 최상의 자리, 선의 자리로 귀결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