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운명에 대한 성철스님의 글

향광장엄주주모니 2019. 5. 28. 06:31

카페에 올라오는 스님들의 법문을 가끔 읽는다. 오늘은 성철스님이 쓰셨다는 운명에 대한 글을 읽었다.


운명(運命)

인과(因果)가 있을 뿐이지 결정적인 운명은 없습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우주의 근본법칙 그대로이지요. 모든 결과는 노력 여하에 달려있습니다. 결과를 걱정할 것이 아니라, 힘써 노력하면 좋은 결과는 자연히 따라 옵니다. 여기에 큰 자유의 원리가 깔려 있어요. 어떤 분은 결과가 원인에 반비례하는 일도 있다고 할지 모르나, 이는 노력이 부족한 탓이지 운명은 아닙니다. 자력(自力)을 다했을 때 타력(他力)이 나타나는 거예요. 선은 행복을 낳고, 악은 불행을 부르는 원리에는 변동이 없습니다. 즉 남을 돕는 선행만 하면 바라지 않아도 선과(善果)는 따라오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특별히 유의할 것은 남을 도울 때는 다만 남을 돕는다는 생각만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에 남을 이만큼 도우면 나에게 그만한 대가가 올 것이라는 상업심리로 하면 이는 장사이지 남을 돕는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남을 돕는 사람은 남을 돕고 돕는 일을 끝없이 반복하여 나아갑니다. 여기에서 참다운 운명을 알게 되어 영원한 인격자가 되는 것이지요.


모든 구절이 그대로 다 마음에 담기는 것은 아니지만(자력이 다했을 때 타력이 나타난다는 부분은 좀 더 사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 부분에 대해서 그런 것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내 수준에서는 명확하지 않다. 잘모른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 같은 것을 다르게 이해하는 부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글을 흐르는 굵은 의견의 흐름에 동의한다. 운명은 그런 것이다. 인과가 있어 지은대로 받는 것이며 그러므로 우리는 변화 가능한 삶을 살아간다. 그것을 알아야 한다. 변화되지 않았다면 아직 부족할 뿐이라고 스스로를 바라보는 것이 현명하다. 물론 이렇게 글을 쓴다고 내 인생이 늘 장미빛인 것은 아니다. 알아도 여전히 몸으로 마음으로 부딪혀오는 현실에 나 또한 흔들리고 절망한다. 하지만 결국 돌아오게 되는 것은 이런 흔들리지 않는 이치이며 돌아보게 되는 것은 노력이 부족한 나일 뿐이다. 오늘 성철 스님의 글을 읽고, 알면서도 산만해지는 마음을 다시 한번 추스려본다. 좋은 생각을 견고하게 하고 흐린 생각과 멀어지게 하니, 이런 것이 직접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선지식과의 좋은 만남 아니겠는가. 이 아침 글을 통해 스님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