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모든 것은
일상의 모든 것은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줄 뿐이다. 상황에서 시작되든 사람에서 시작되든 나에서 시작하든 남에서 시작하든 결국은 나에게로 돌이키게 되고 불법으로 돌이키는 일이 된다.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모르지만 샤워를 하면서 곰곰히 생각하니 결국은 그랬다. 그런 일이기에 일상의 일들을 거론함에 마음에 걸림이 없었다. '이런 일이 있었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런 일을 경험했고 이런 것을 배웠다'는 것을 적을 뿐이었다. 남 흉보는 마음이 아니었으며 나를 드러내는 마음도 아니었다. 일상의 모든 것을 통해 내가 닿게 된 법을 그저 기록하고 싶었고 때로는 나누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누군가는 그 글에서 남의 허물을 지적하며 자신이 잘났다고 말하는 사람을 보는 것 같다. 그래,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라. 어차피 나도 완벽하지 않으며 누군가 힘을 주어 거듭 거듭 주장하듯 하열한 근기일지도 모른다. 정확히 내 근기가 어떤지 모른다. 당신은 아는가? 높았으면 좋겠지만 부처님만 정확히 안다고 하신 그 말씀을 믿거니와 이제 시작한 불자가 뭐 잘났다고 남 지적질 하는 것을 즐기며 나를 내세울 일을 할까. 복이 붙지도 않고 밝지도 않은 그런 일에 별로 관심없다. 악업이 두려운 내가 악심으로 남의 이야기를 입에 올린다면 받을게 죄과밖에 없을텐데 그렇게 어리석게 살려고 배우는 불법이 아니다. 다만 법을 이해하고자 노력할 뿐이고 이해한 법을 적어 나누고자 노력할 뿐이다. 그 과정에 내가 경험한 일들, 그래서 때때로 남의 이야기가 들어가는 것이다.
올해 들어 법화경 안락행품의 법사가 갖추어야 할 성품들 중 '법을 설할 때 남의 허물을 말하지 말며'를 마음에 새기고 있다. 내가 하는 일이 그런 것인가를 곰곰히 사유하고 있다. 정상적인 범주를 넘어서는 언행으로 따라다니며 욕을 하는 한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저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는데 내가 문제일 뿐이라며 놀랄 정도로 내 행적을 쫓아다니고 글을 적어대니 고민할 문제 아닌가. 내 문제라면 내가 고치면 된다. 그의 문제라면 그가 고쳐야 하는데 글쎄. 무엇이 진실인지 아직 충분하게 사유되지 않아 올해 들어 첫번째 숙제로 마음에 담아두었다.
이 글을 적으며 이런 고민이 들기도 한다. 아직 다음의 블로그나 카페에서는 네이버에서처럼 지저분한 댓글들을 달지 않는데 지금까지 해왔듯이 내가 적은 이 글귀를 자기 생각인냥 적어가면 욕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미 드러내어 고민하고 있는 문제를 대단한 일인듯이 거론하면 좀 그렇지 않은가. 하나비1020, 니르바나 앞으로 또 무슨 이름으로 내 앞에 나올지 모르지만 자신이 겪어온 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많이 위험해진다. 예를 들어 ^^에서 조롱을 느끼는 경험을 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올리는 ^^이 조롱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마주하면 내 글의 어떤 것도 제대로 읽기 어렵다.
이 글도 상이 느껴져서 불편한가. 중언부언해서 하찮게 여겨지는가. 가독성이 떨어지는가. 쓸 수준이 아닌데 올린 글이라 공부나 하라고 하고 싶은가. 괜찮다. 그런데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렇게 찾아다니며 읽지 말았으면 한다. 스스로의 심성을 흐리는 일이며 권하지 않은 일이며 의무가 아닌 일이다. 그러니 바라건대 굳이 찾아와서 불편한 글을 읽는 대신 마음을 밝혀주고 편하게 해주는 글을 읽기 바란다. 내 마음이라고 하고 싶은가? 괜찮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싶다면 불평하지 말고 읽기 바란다. 내 수준은 당분간 이러해서 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