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논리가 무너지는 것이 두려운가
하나의 논리에 익숙하여 확신으로 굳어지면 그것을 통해 세상을 보게 된다. 가끔 그것과 다른 것을 마주하게 되면 무엇이 옳은가를 고민하기보다 익숙한 나의 논리를 주장하기 마련이다. 늘 말하길 바른 것이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말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작년 어느날 나와 다른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어 무엇이 맞을까를 사유하면서 경전을 읽었던 적이 있었다. 그 때 스스로 놀라기도 부끄럽기도 한 일이 있었으니, 내 생각과 동일하거나 그것과 맥을 같이 하는 구절을 읽으면 안심하고 상대의 주장과 맥을 같이 하는 구절을 하나라도 읽으면 불안해지는 나를 보았기 때문이다. 그게 인지상정이며 헤어나오기 어려운 마음임을 절절하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직도 나는 그런 마음에 머물러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수준일지라도 억지로라도 이렇게 말하고 다짐한다. '올바른 것이면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 바르지 않다면 던져버리겠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주장이며 나를 향해 외치는 다짐이다. 바르지 않은 것을 고집하는 것은 결국은 어리석은 집착이며 나를 망칠 뿐이기 때문이다. 좋아지려 법을 배우는지, 망가지려 법을 배우는지에 닿으면 답은 너무 명확해진다. 우리는 누구나 좋아지기 위해 법을 배운다. 그 좋은 것은 바른 법, 바른 이해에서 나오는 것임은 자명하다.
자신의 논리가 무너지는 것이 두려운가. 그런데 사실은 바르지 않은 것을 고집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그 집착이 밝으려고 배우는 내 마음을 어둡게 하고 어지럽히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한다. 우리는 불법을 통해 지혜에 다가서게 된다. 지혜는 밝게 아는 것이다. 참으로 두려워할 바를 두려워하는 것이 지혜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나는 다짐하려 한다. 바르다면 다 받아들이고 바르지 않다면 다 던져버리겠다. 당신은 어떤가. 무엇을 배우고 싶은가. 법인가. 사람인가. 변하지 않는 것인가. 변하는 것인가. 완전한 것인가. 불완전한 것인가. 법, 변하지 않는 진리, 완전한 것에 마음을 두라. 그 마음 둠도 집착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알고 있으니 무엇에 집착할 것인가. 다시 말하건대 마땅히 두려워해야 하는 바를 두려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