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자신의 수행법만 이야기하는 사람

향광장엄주주모니 2018. 12. 21. 16:45

먼저 지금 쓰는 글은 무엇이 옳은가, 무엇이 더 나은가에 대한 것이 아니다. 단지 어떤 상황에 대한 개인의 생각이며 어떻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조금은 더 상대방이 편안하게 수용하게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바램,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권유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의 글이다.


글을 읽다 보면 동일한 패턴으로 자신의 이야기만 주장하는 댓글들이 눈에 띤다. 본글의 내용이 무엇이건 자신이 수행하는 법을 적는 이들이 있다. 물론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이 받아지닌 법에 대한 확신이 있고 그 법을 나누고 싶은 자비로운 원이 있기에 일관된 글을 적는 것이리라. 그런데 가끔은 아쉬움을 느낀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문제가 있는데 어찌 할까를 고민하는 이와 남편과 문제가 있는데 어찌 할까를 고민하는 이에게는 개별적인 문제가 있고, 상대방이 자신의 입장을 이해해서 아픈 곳을 정확하게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램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질문과 상황에 관계없이 법화경 하세요, 아미타불 하세요, 한다면 이것이 질문한 이에게 최상의 조언일까.


병의 증상에 따라 약이 달라져야 한다. 물론 법화경도 아미타불 염불도, 아니 부처님들의 모든 법은 만병을 고치는 약이 된다. 하지만 그 약을 환자가 받아들이는가의 문제가 해결되어야만 약이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다. 부처님 법의 위대함은 바로 이 환자따라 적절하게 약을 투여하는 방편에 있다. 그러니 받아들일 수 있게 자신의 말을 해보라. 어떻게 하면 상대에게 유익함이 될 말을 그가 받아들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여 말해보라. 어떤 것이 저 사람의 문제인가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어떤 약이 저 사람의 병증을 고칠 수 있는지 여러가지 상황들을 다 고려하여 받아먹을 수 있는 약을 제시하라.


법화경의 상불경보살은 만나는 모두에게 무조건 이런 말을 하며 예배했다. '그대들은 보살도를 행하여 여래가 될 것입니다.' 이미 알고 있듯이 그렇게 예배하는 보살의 말을 증상만의 비구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폄훼했다. 상불경보살을 생각하면 자신의 수행법만을 이야기하는 우리의 모습이 잘못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상불경보살이 하늘에서 들리는 법화경의 법문을 들은 후에 대신통력, 서원력, 변재력, 지혜력을 지니고 나서야 사람들이 보살의 말을 믿고 따랐다는 지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주는 것은 여러가지 힘이 갖춰져야 실로 가능해진다. 그러니 우리가 보살의 대신통력, 서원력, 변재력, 지혜력에 닿아 있지 않더라도 각자가 지금까지 법을 배우고 수행하며 나름대로 닿아있는 그런 변재, 지혜의 힘에 의지하여 마음을 끄는 말을 하려는 노력을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