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를 위한 힘의 비축
새해, 계획, 작심 3일, 용두사미...
해가 시작되기 전에 늘 1년의 목표를 분야별로 세우고는 했다.
엑셀로 월별 추진 현황을 만들어놓고 지낸 것이 5년은 되나 보다.
더러는 성취된 것도 있으나 많은 것들이 부진했다.
올해의 시작은 결연한 계획 수립과 함께 시작하지 않았다.
반란하는 마음, 아니면 계획 수립마저 포기한 나태함일까.
아직은 모르지만 조금은 다른 해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체계적인 2022년의 1일을 맞이하지 않았지만 할 일이 하나씩 생겨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해야겠다'라고 마음먹는 일이 생기고 있고 행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하루 만보씩 걷기다.
퇴직 후 6개월을 곰처럼 뒹굴대던 몸뚱이가 아닌가.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만보를 걷는 것은 발바닥이 아픈 그런 일이다.
낮에 상당히 걸었음에도 채워지지 않는 걸음...
부족분은 저녁에 보충하고 있다.
걷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이 일어나고는 한다.
과거를 돌이켜보면 그중 꽤 쓸만하고 건설적인 생각이 많았다.
깊은 의문에 답이 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고 좁은 마음이 세상은 향해 열리기도 했다.
오늘은 모자란 만보를 채우기 위해 걷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성취했다고 말하는 이도 결국은 한계를 만나기 마련이다.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에너지가 필요하다.'
낮에 어떤 이의 수행 이야기를 읽은 후에 떠오른 생각이다.
수행 4개월 동안 기도했던 모든 일이 성취되는 기쁨을 맛보았다고 했다.
그 후에는 녹녹하지 않은 경험을 했던 것 같은데 자신의 상황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쉽게 쥐어주나 이제는 스스로 해야 할 시기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어떤 인연에 의해서 상황이 그렇게 진행된 것인지는 모른다.
분명한 것은 나아가기 위해서 그에 합당한 선행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와 나의 상황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맞아, 그런 것이지'라고 말할 정도의 동일성을 느낀다.
목표에 온전히 이르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면 답답함을 피할 수 없다.
언제부턴가 나는 늘 답답했고 한계를 넘어서기 바라면서 헤어 나올 수 없는 나태함 속에 있었다.
이런 상황이 지겹다고 외치면서도 늪에 빠진 사람처럼 허우적댔다.
오늘 걸음 속에서 떠오른 생각은 의문에 대한 답이 아니다.
너무 뻔한 진실이며 단지 내 현재에 대한 성찰과 나아갈 길에 대한 생각이다.
결국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자신의 의지, 그리고 지속적인 행이다.
나에게는 나태함이야말로 에너지의 응축을 방해하는 두터운 업장일지도...
점프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그에 합당한 힘의 응축이 필요하다.
기억하라.
점프를 하고자 한다면 힘을 응축하는 지루하고 힘겨운 과정을 감내할 정도로 간절하게 원해야 한다.
간절히 원하고 지속적으로 행해나가야 한다.
강력하게 원하는 2022년
그래서 꾸준하게 정진하는 2022년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