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진리가 간섭하여 악도를 막아준다는 글을 읽고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8. 3. 18:46

다음의 나무아미타불 카페에서 읽은 글입니다.

 

 

<진리가 간섭하여 악도를 막아준다>

 

어떤 노인이 평생 대방광불화엄경을 읽다가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비몽사몽간에 천상에서 울려오는 소리가 "대방광불화엄경을 읽는 사람이 부처님의 세계에 들어가야지, 어찌 개의 몸을 받으려 하는가!" 하는 소리에 퍼뜩 꿈을 깹니다. 그렇게 꿈을 깨고 다음날 보니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았는데 네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어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노인은 무릎을 치면서 '내가 법계에서 울려오는 소리를 못 들었으면 개의 몸을 받았겠구나'하고 느낀 바가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을 연법직향이라고 합니다. 공부를 해 놓으면 위험한 경계를 당할 때 진리가 간섭해서 악도를 막아 주는 것입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지난 제 경험이 떠올랐습니다. 전에 적은 적이 있는데, 오늘 읽게 된 글에 공감하는 마음이 일어나므로 다시 한번 적어보려 합니다. 그 때는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던 때였습니다. 우연히 선거,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측하는 무속인들이 나오는 유튜브 동영상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전에도 종종 관심이 가는 동영상을 본 적은 있으나, 이때에는 하나에서 시작된 영상 시청이 줄줄이 이어져서 짧은 시간에 상당한 양을 본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독경, 염불에 게을렀고 생활이 나태했습니다.

 

그렇게 며칠을 보내면서 내 상태가 좋지 않다, 탁하다는 것은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조금 더 이렇게 지내자는 몹쓸 마음에 순응해가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잠자리에 누웠는데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만 들리는 소리였는데 기괴한 소리였습니다. '이게 뭔가'하면서 멍해진 가운데 위기의식을 느낀 것도 같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머릿속 한쪽 구석에서 평소 즐겨 들었던 염불소리가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기괴한 소리도 놀라웠지만, 갑자기 머리에서 울려 퍼지는 염불소리가 얼마나 놀랍던지... 마음이 빠르게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염불소리가 울리는 가운데 목과 등 쪽에서 무언가가 총알이 빗발치는 것처럼 한참을 터져나갔습니다. 몸에서부터 거세게 터져 나가는 그것이 사악하고 탁한 것임은 아주 분명했습니다.

 

그 염불은 평소 좋아하는 염불이라서,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장례식장에서 끊이지 않고 틀어드렸습니다. 3일을 틀었을 뿐인데 식이 끝나고 집에 있을 때에도 며칠 동안은 염불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마도 그 사이 뇌리에 박혔던 것이겠지요. 그 이후에는 마음 허전할 어머니를 위해 한동안 틀어드렸으나, 기괴한 소리가 들렸을 그 시기에는 듣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염불소리가 들렸을 때 '내가 요즘 듣지도 하지도 않았는데 이 염불소리가 들리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르지 않았는데, 나를 보호하는구나'라는 생각 말입니다. 

 

오늘 읽었던 글과 딱 들어맞는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 지어진 염불의 공덕이 악한 상황 속에서 염불자를 보호해준 것입니다. 그 순간 나무아미타불을 외치지 않더라도 말입니다. 그 소리의 본질이 무엇이든 나는 염불의 공덕으로 위험한 경계 속에서 풀려났습니다. 요즘도 가끔은 이런저런 동영상을 보지만, 심취하는 것을 경계합니다. 밝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것이고 나는 아직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접해가는 수행은 이 험한 사바세계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기도를 해서 가피를 얻었다느니, 아직 응답을 받지 못했다느니 하는 각각의 상황들, 고민들이 많을 것인데, 수행은, 기도는 좋습니다. 당장 나에게 보여지고 느껴지고 손에 잡히는 것이 없어도 좋습니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분명 도움을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