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힘든 사람과의 인연

향광장엄주주모니 2022. 8. 21. 23:54

누군가 자신을 힘들게 하는 가족과의 일을 적으면서 인연을 끊고 살고자 한다는 말로 마무리를 합니다. 글로 어떻게 그 상황을 다 이해하겠냐만은 아무튼 글에서 가족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이해보다는 좋지 않은 기분이 되었고 제가 완전히 헤어 나오지 못한 어떤 인간 부류와의 관계, 그 한 국면이 생각나면서 글 적은 이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습니다. 

 

누군가를 대함에 있어서 그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내가 변질되고 악화될 지경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명한 선택입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문제의 해결이라는 측면에서 이런 부분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첫째, 내가 겪어야 할 몫이 남았다면(내가 변화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겪어질 때까지(내가 변화될 때까지) 동일한 상황은 만들어지기 마련입니다. 다시 말해 어떤 사람을 떠났다고 떠나지는 것이 아닙니다. 동일한 사람을 다시 만나든지 다른 사람을 만나더라도 비슷한 상황이 펼쳐지든지 합니다. 내가 변하지 않았으니 당연한 흐름입니다.

 

둘째, 그를 대하는 과정에서 나의 행동이 또 다른 인이 되어 좋은 것을 불러올 씨가 되기도 하고 나쁜 것을 불러올 씨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고통의 시간을 잘 견뎌서 끝내야 하는데 내 몫을 충분히 소화했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좋은 생각과 행동을 하지 못하면 다른 나쁜 과보가 잉태됩니다.

 

그러니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을 대함에 있어서 상대가 나쁘다느니 이해하기 어렵다느니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밖을 향한 관심을 나에게 돌려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바르게 하고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고뇌의 시간이 되기 마련이지요. 이때 부처님의 가르침이 도움을 줍니다.

 

다시 말하지만 내 마음이 중요합니다. 내가 중요합니다. 모든 문제는 나로 인해 만들어집니다. 상대를 포용하거나 넘어가지 못하는 내 마음이 문제입니다. 결국은 내 마음을 단련해가는 것이 숙제를 마치게 하고 앞으로도 좋은 과보로 이어지게 합니다. 

 

가족 때문에 힘든가요? 동료 때문에 힘든가요? 너무 힘들다면 잠시 떠나 휴식을 취하고 나를 단단히 추스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그것으로 만족한다면 다시 내 인생에 들어오는 동일한 부류의 인연 속에서 정신없이 흔들리게 될 것입니다. 고통을 끊임없이 되풀이하게 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