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못하는 업보
주변에 때때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것으로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되는 경향이 보이기도 하고 나 역시 그를 대함이 불편해져서 그것에 대한 내 고민을 며칠전 토로했다.
그의 답은 '자신이 그런 줄 몰랐다'는 것이었다.
말대로라면 그는 자신이 하는 언행에 대해서 잘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인데 사실 믿기지 않았다.
기억하면서 그런 것이라면 좋지 않은 사람인건데 그런 것일까.
곧이곧대로 믿는다면 (사실 믿지 않아야 할 이유가 딱히 없는 것이니) 왜 그런 것일까.
아마도 그는 기억을 하지 못하는 업보, 그로 인해 거짓말을 하게 되는 업보, 그로 인해 다른 이들에 대해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히게 되는 업보 속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법화경 영어본을 국역한 경전을 보면서 이상하게 마음에 영 불편했던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바로 다라니품에 나찰녀와 귀자모가 나오는 게송부분이었다.
'이 주를 듣고도 법사를 해치려는 자는
아리나무의 봉오리처럼
머리가 일곱 조각으로 쪼개지리며
법사를 해치려는 자는 부모를 죽이게 되리며
법사를 해치려는 자는 깨를 빻고 기름을 짜다가
법사를 해치려는 자는 말과 저울로 사람을 속이게 되리라'
일곱 조각은 한역이나 영역이나 차이가 없으나, 부모를 죽이게 된다는 것에서부터 좀 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무튼 법사를 해치려는 자가 사람을 속이게 된다는 말이 너무 가벼운 과보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그런 악업을 짓게 되는 것이니 돌아올 과보가 계속해서 쌓일 것이다.
아마도 거짓말을 하고 자신을 내세우는 말을 즐겨함으로써 다른 이를 곤란하게 만드는 것이 그 사람의 업보이지 않을까 싶어졌다.
내가 말을 하는 내내 고민스런 표정으로 듣는 모습이었는데, 속으로는 어떤지 모를 일이다.
아무튼 불자인 나에게 그리 보여졌고 이해되었고 이제는 그의 선택이 남은 것 같다.
나의 선택은 이러하다.
중요하지 않은 일로 이리 저리 흔들리지 말고 진정 중요하다 생각하는 기준대로 잘 살아가자.
그 일이 바르다면 어느 누가 의도하든 흠집 하나 낼 수 없을 것이다.
며칠 고민이었는데, 중요하지 않은 것에 너무 마음두고 있었던 것 같다.
어리석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