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노래, 수행과 닮아있다.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2. 12. 14:18
노래하는 것과 수행이 다르지 않다는 지휘자선생님의 말에 참으로 공감한다. 합창을 하는 나를 보면서 수행하는 나를 본다. 그냥 하나로 굴러간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가 막히면 다른 것도 막혀있음을 느낀다.
합창을 처음 시작할 때 나는 정말 별볼일 없었다. 객관적으로 보자면 그냥 음정을 맞추는 한 사람에 불과했다. 그런데 1년 이상을 정말 열심히 연습했고 참여했다. 단순한 노래가 아닌 음성공양을 한다는 자각이 있었고 내 공양이 모두의 유익이 되기를 원하며 환희심에 차서 열심히 노래했다. 점차 좀 더 고운 소리로 음성공양을 올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가지게 되었으며 어느날부터인지 노래소리가 달라졌다는 칭찬을 받게 되었다. 그 이후 꽤 오랫동안 어떤 지점에 머물러 더 이상 진척되지 않는 자신을 만나고 있다.
수행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장경에서 시작되어 법화경으로 이어진 수행을 통해(물론 그것을 축으로 염불, 다라니 등의 수행이 함께 이루어졌다) 스스로 많이 달라졌음을 실감하게 되었으나, 게으름에 빠지고 헤매이면서 수행이 어느 한 자리에 머물러 있음을 절절히 느끼고 있다. 늘 넘어가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그 정도로 행이 따라주지 않으니 그림의 떡에 불과했음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어떤 일이 있어도 견고하게 이어져가는 행이 갖춰져야 이 지루한 경계를 넘어설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그때서야 비로소 변화된 노래도 한 경계를 넘어 밝고 맑은 소리, 안정된 소리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