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도 닦은 수행자가 세상으로 안나오는 이유

향광장엄주주모니 2020. 2. 12. 21:44

누군가 말하길 도 닦은 수행자(스님)가 세상으로 안나오는 이유가 세상이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이들을 큰스님으로 존경하기 때문이라고 한 것 같은데 정말 그럴까. 표현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의미로 이해되었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냥 수행자의 뜻이 그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세상이 몰라줘서, 또는 그런 세상이 별로 의미없어서, 또는 섞이기 싫어서 나오지 않는다면 그의 가치관이 그런 것에 있으며 그것으로 움직인다는 의미일 뿐이다. 세상은 그러하고 수행자는 이러할 뿐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좋은 시대에 나오지 않았다. 인간의 고통을 철저하게 고민했고 그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길을 쉬임없이 세상에 가르쳤다. 수행을 입에 담는 우리는 적어도 그런 부처님의 가르침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려 노력하는 이들이다. 그러니 도가 높은 수행자가 세상으로 안나오는 이유로 흐린 세상을 내세우는 것은 조금 어색한 일이 된다. 사실이 그러해도 우리가 가야 할 길이 그 길은 아닌 것 아닌가. 


지금은 내가 힘이 없어서 이러하지만 불법으로 힘을 얻게 되면 흐린 세상을 밝혀보리라 뜻을 세우는 것, 도가 낮은 나는 부처님에게 그런 가르침을 배워왔다고 생각한다. 결국 불자는 좋은 것을 만들고 나누는 사람이다. 그것은 지금이 좋은 환경인가, 나쁜 환경인가의 문제로 변화되는 것이 아니다.